A씨는 "1만~2만원도 아닌 전셋값에 맞먹는 요금이 6년이 지난 후에야 갑자기 청구돼 너무나 난감했다"며 "당시 핸드폰을 가입시킨 대리점을 겨우 찾아 연락을 취했으나 98년 자료는 없어 확인이 안된다는 무책임한 대답뿐이었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현재 절차에 따라 명의도용 신고를 해당 이동통신사에 우선 접수시킨 상태다. 명의도용이 대리점의 잘못인지, 피해자 본인의 부주의 때문인지 책임소재를 가린 후 최종 구제여부가 결정나게 된다.

일명 '대포폰'으로 불리는 명의도용 휴대폰은 이처럼 타인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도용해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한 뒤 이를 되팔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후 버리는 수법으로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명의도용 피해 건수도 휴대폰 가입자의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3년에는 2002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올 들어서도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전체 이동전화 관련 민원 중 휴대폰 명의도용 가입은 13.4%로 부당요금청구(51.5%)에 이어 두번째를 차지했고, 올 들어서도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최근 휴대폰 명의 도용 상담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휴대폰요금 부당청구에 이어 명의도용 사례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의도용 신고 건수 꾸준히 늘어

SK텔레콤의 경우에도 지난 2002년 1만3000여건이던 피해접수가 지난해 2만2000여건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도 월평균 2300여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KTF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월평균 600건이 넘는 명의도용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명의도용 전담팀에 접수되는 신고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가입자가 늘어난 것도 한 이유가 되겠지만 경기가 좋지 못한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의도용 피해의 직접적 원인은 대개 개인정보의 유출이다. 대리점에서 본인 확인이 소홀한 틈을 타 분실 또는 도난당한 주민등록증으로 휴대폰을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