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심리)

心連 , 深連 (심연)

트롤리딜레마에대해

이름 황하은 등록일 17.06.23 조회수 3667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선택의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그 앞에서 고민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익숙한 쪽을 선택하기도 한다. 철학, 그 중에서도 윤리학에서는 도덕적 선택의 정당성을 탐구하기 위해 다른 우연적 사건의 발생가능성을 배제한 채 특수한 상황, 즉 우리가 ‘딜레마’라고 부르는 상황을 가정한다.
예컨대 가능하면 많은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원칙과 아무리 좋은 명분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선 안 된다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면 당신은 어떤 원칙을 따르겠는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전차’란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트롤리 딜레마가 이런 문제를 다룬다.
전차의 브레이크가 고장난 상태로 당신은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전차를 운행 중이다. 그런 당신의 앞 철로에 서 있는 인부 5명이 보인다. 이대로 가면 5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이때 오른쪽에 있는 비상선로가 보인다. 거기에도 일하는 인부가 있지만 1명이다. 그대로 계속 주행하면 5명이 죽지만,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1명만 희생하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5명 대신 비상선로의 1명만 희생시키는 쪽을 택한다. 1명의 목숨값으로 5명을 살리는 행위는 일견 정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항상 이런 선택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이번엔 당신이 기관사가 아니라 철로 위 다리에 있는 구경꾼이다. 당신 옆에 앉은 몸집이 장대한 남성을 밀어 선로 위로 떨어뜨리면 전차를 멈출 수 있다. 1명의 희생으로 5명을 살리는 같은 결과가 나타나지만 앞선 딜레마와 반대로 그를 밀치지 않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죄 없는 한 사람을 희생시켜 5명을 구해야 한다는 원칙이 바뀐 셈이다. 전차의 방향을 바꾸는 건 옳은 행위이고, 한 사람을 떨어뜨리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듯 보인다.
이러한 딜레마는 도덕적 추론 방식이 다른데서 비롯한다. 첫 번째 사례는 과정이야 어찌됐건 최대의 효과를 내는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른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다. 반면 두 번째 사례는 우리 행동이 아무리 옳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도 그 과정이 옳지 못하면 그러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도덕추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임마누엘 칸트가 말한 양심, 즉 ‘의무론적 윤리’와 맞닿아 있다.
영화에서도 비슷한 딜레마 상황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영화 ‘마션’은 화성에서 조난당한 대원을 위해 다수 직원을 희생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진다. 반면 ‘라이언일병구하기’에서는 한 명의 병사를 위해 수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히말라야’에서 엄홍길 휴먼원정대는 이미 죽은 동료의 시체를 위해 많은 대원들이 죽음을 무릅쓰기도 한다. 이렇듯 현실에서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나 나이, 살 가능성이 높은지 등이 고려된다.
트롤리 딜레마는 최근 자율주행시험을 하다 사고를 당한 테슬라의 운전자가 목숨을 잃으면서 다시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트롤리 딜레마를 자율주행차의 운전방식 설계에 대입한 ‘자율주행자동차가 누군가를 죽이도록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Why Self-Driving Cars Must be Programmed to Kill)’란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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