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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sns사용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름 양은솔 등록일 12.11.20 조회수 713

재임용 탈락 판사, SNS 활동 탓?



시민 L과 S는 40대 초반의 판사다. 그들은 대표적인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어느 날 L은 페이스북에 항간에 퍼져 있는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 “트윗에서 본 신종라면 2가지입니다. 저만 처음 본 건가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풍부한 꼼수와 비리로 우려낸 역겨운 매국의 맛 시커먼 땟국물 꼼수면; 가카가 쳐말아먹은 비릿한 바로 그 맛! 가카새끼짬뽕 BBK명박”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SNS에서 그의 발언은 트위터의 팔로워(follower, 자신의 메시지를 구독하는 사람 또는 페이스북의 친구)인 언론사 기자들에 의해 포착되어 바로 기사화되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는 판사들의 SNS 표현과 관련하여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을 권고하였다. L은 법관윤리강령위반으로 서면경고를 받았다.

S는 이 위원회의 SNS 자제권고가 언론통제 지침이라고 비판하였다. 방송통신위원회의 SNS에 대한 심의가 시작되자 S는 “방통위는 나의 트윗을 적극 심의하라. 앞으로 분식집 쫄면 메뉴도 점차 사라질 듯. 쫄면 시켰다가는 가카의 빅엿까지 먹게 되니”라는 트윗을 날렸다. S는 그가 속한 법원의 법원장으로부터 ‘구두경고’를 받았다.

이후 S는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하였고, L은 재판의 합의결과를 법원 내부망에 공개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대법원은 S가 10년 동안 ‘하’ 5회, ‘중’ 2회, ‘B’ 1회 등의 평가를 받았다고 하면서 재임용탈락이 SNS 활동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그의 사건처리율이나 종국률(사건 당사자가 항소를 하지 않아 사건이 종결되는 비율)은 전국 판사의 평균보다 높았다. 게다가 S는 신영철 대법관의 퇴임운동을 주도한 적이 있었다. S의 재임용 탈락과 L의 징계가 있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여러 지방법원의 판사들은 판사회의를 개최하여 법관 재임용심사, 법관근무평정 등의 기준과 절차가 법원의 독립을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법관인사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대법원장에게 건의하였다.



법관의 표현의 자유와 재임용제도 논란의 쟁점

사실관계와 표현의 정도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분석할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판사인 이들이 ‘가카새끼짬뽕’이나 ‘가카빅엿’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하지만 L이 한 것은 항간에 돌아다니는 사진을 인용하여 게재하고 간단한 멘트를 단 것이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표현방식은 객관적 관점을 견지하고 정보를 공유하려는 태도라는 점에서 다르다. 같은 내용이라도 그것이 어떠한 매체와 형식에 의하느냐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 ‘가카빅엿’이라는 단어도 요새 젊은이들이 ‘골탕을 먹어 매우 곤란해지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은어(隱語,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자기네 구성원들끼리만 빈번하게 사용하는 말)로 부적절한 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사실 정치인들에 대한 이런 정도의 표현은 흔히 이뤄지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의 발언은 이들을 밀착취재하는 언론사 기자들에 의하여 그 의미가 다르게 전달된 측면이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아니라 그것을 다른 성격의 매체에 전달하면서 글의 맥락이나 글자 이외의 내용들이 누락되기 때문이다.

법관의 표현의 자유



L과 S의 발언이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이들이 현직 판사이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발언은 판사는 공개적 논평이나 의견을 표명해서는 안 된다는 법관윤리강령 위반이라고 평가되었다. 판사는 판결로만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관은 공정한 재판을 해야 하고 또 공정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가해졌다. 반면 법관도 직무 이외의 사적 생활이 있는 것처럼 사적 공간에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인간의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며, 판사들이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 해도 그 파급효과가 크고 국민들이 이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경솔한 행동이라는 견해도 있다.

판사가 정치적 행동을 하거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에 대해 법원의 독립성을 훼손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명시적이고 공개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판사들의 ‘정치적’ 태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을 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만 문제로 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SNS는 사적 공간인가



이와 관련하여 SNS가 사적 공간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사적 공간 여부에 따라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SNS에서의 발언이 자신의 팔로워나 친구들에게 한정되어 공개되므로 사적 영역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팔로워나 친구가 되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그 가운데는 언론사 기자들도 있으며, 자신의 발언이 보도될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면 이를 사적 영역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또한 SNS에서의 발언이 공개되어 있다고 해도, 판사의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을 밀착 감시하여 보도하는 언론이 더 문제라고 하는 입장도 있다. SNS가 새롭게 등장하는 통신 또는 언론의 성격을 가지는 매체이기 때문에 생기는 논란이다.

법관 재임용

이 사건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는 법관의 재임용제도의 합리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다. 법관은 임기가 있으며, 판사의 임기는 10년이다. 이는 법원의 보수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된다. 재임용에는 그간의 근무성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평가의 기준과 절차가 불투명하고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법관 임기제도는 법원의 보수화를 막을 수 있는가? 판사가 속한 법원의 장長이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기준으로, 결과를 당사자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방식으로 근무평정을 한다면 오히려 법관을 길들이는 제도가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S 판사 역시 재임용 탈락이 결정되고 나서야 자신의 근무평정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판사회의가 개최된 이유는 바로 S 판사의 재임용 탈락이 판사 자신들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법관의 임기는 헌법에 규정된 것이므로 그 폐지 자체에 대해서는 판사회의에서 논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판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한 것은 판사 재임용제도가 자칫 법원을 보수화시키고 법원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근무평정과 연임을 위한 심사를 구체적 기준에 따라 해야 하고, 근무평정 주체를 법원장 1인이 아니라 다원화해야 하며 평정 결과를 공개하여 이에 대한 당사자의 이의신청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재임용 결정 시 이에 관련되는 자료와 법관인사위원회의 위원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법관인사절차를 객관적 기준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여 법원의 독립을 확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판사들의 SNS에서의 발언, 법관 징계와 재임용 탈락 등 일련의 과정은 우리 사회에서 언론이 왜 권력인지를 잘 말해준다. 또한 새로운 매체의 이용과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의 보장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판사들의 SNS에서의 몇 가지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현재 법원 조직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독립되어야 할 법관들이 서열에 충실한 채 거대한 관료조직이 되어 있다. 재임용과 승진제도가 있고 판사들 대다수가 꿈꾸는 대법관의 임용제청권을 대법원장이 가지기 때문이다. 유신헌법 이래 이러한 분위기는 점차 강하게 형성되어 왔다. 보수화된 법원에서 법관의 보수적 태도와 발언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으나 ‘튀는’ 발언과 행동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법원 밖이 아니라 법원 안에서 스스로 법원의 독립을 해치고 있다.



법원은 독재정권 시기의 일부 판결에서 불신을 자초했던 과거가 있으며, 현재에도 시민들의 사법부 불신풍조는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영화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의 흥행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억울함을 풀어주는 재심판결은 오히려 법원의 신뢰를 회복시켜 줄 것이다. SNS에서의 발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판사의 재임용과 징계 등 일련의 과정에서 대법원은 국민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송기춘 |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 전공). 전라북도 교육청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자문활동 중.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자문위원 역임.

논술로 들여다보기

현직 판사가 SNS에 올린 글에 대해, 법관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법관의 신분적 특수성을 망각한 것을 비판하는 입장으로 반응이 엇갈린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근거를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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