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영어회화)

In our English Club Activity, I allow the girls to choose whatever English related activity they want. At times I may add some ideas for activities. During club activity, we like to play games that help enhance the students vocabulary. These games are fun and interactive and enables the students to think and enables the students to think and speak. We also watch American movies to help with student's English listening skills. We even have discussions about culture and everyday life as a highschool student. I make sure that we all engage in active communication for every club activitiy period. - Kendra Thomas
       English Conversation

난 영어 좀 한다고 생각했다, 美 가기 전까지

이름 김수은 등록일 12.11.20 조회수 559

한국에서 살 땐 영어를 못한다는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 영어로 기사나 책을 읽는데 큰 불편이 없었고 영어권 국가에서 살아본 적은 없었지만 영어학원에서 회화도 꽤 오랫동안 배웠다. 하지만 '나 영어 못하지 않아'란 자만은 미국에 오자마자 깨졌다.

 

미국에 와서 한 번은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란 말을 하고 싶어 "영광(Honor)"이라고 말했는데 상대방이 어리둥절한 표정만 지었다. 몇 번의 대화가 오간 뒤에야 상대방이 내 발음을 "주인(Owner)"이라고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인 아줌마가 만나자 마자 "만났으니 내 주인입니다"라고 말하니 상대방은 얼마나 당황했을까. 이 얘기를 한 재미교포에게 했더니 "여기서는 오븐(oven)도 '오븐'이라고 하면 못 알아들어요. '아븐'이라고 해야지"라고 했다.

 

아이가 동네에서 풋볼을 하는데 운동장 옆에 붙어 있는 매장에서 음료수와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봉사를 해야 했다. 두 미국인 엄마가 주문을 받으면 나를 포함한 나머지 3명의 엄마들은 식품을 찾아다 갖다 주는 일을 했다. 한 미국인 엄마가 나에게 뭐라고 하는데 도저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결국 옆에 있던 다른 엄마가 어디로 가더니 프리첼을 갖다 줬다. 그 때 처음으로 내가 알던 '프리첼'과 미국 사람들이 발음하는 '프리첼'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의사소통이 안 되니 영어를 좀 배우자 싶어 옆 동네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무료 영어수업(ELS)에 등록했다. 등록을 받는 직원이 영어를 몇 년 공부했냐고 물었다. 중학생 때부터 받은 영어 정규교육은 물론 대학과 대학 졸업 후까지 다녔던 영어학원을 포함하면 최소 십수년은 배운 셈이다. 그래서 "12년 정도"라고 말했더니 직원이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넌 영어를 10년 이상 배우고 여기서 뭘 더 배우려고 하니'란 표정이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을 듣더니 "알았다, 그냥 몇 년 배웠다고 써놓자"라며 등록서류를 작성했다. '영어 교육기간: 수 년'이라고 기재된 등록서류를 보면서 '도대체 난 십수년 동안 무슨 영어를 배운 거지'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한국에서 방과후수업으로 매일 영어를 40분씩 배웠다. 아이에게 물어봤다. "너 한국에서 영어 배운거 좀 도움 되니?" 아이는 "별로"라고 말했다. "그럼 한국에서 뭘 배운 거야?"라고 다시 물었더니 아이는 "음, 문법"이라고 했다. 그 때 처음 '애를 영어유치원이라도 보냈어야 했나'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무슨 거창한 영어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대단하게 영어를 잘하는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점점 더 국가간 교류가 활발해지니 영어로 의사소통이나 좀 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가수 싸이처럼 옥스퍼드대학에서 영어로 강의하며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동네 아줌마들과 따뜻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아이가 영어로 사람들과 두려움 없이 대화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일본의 여성작가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 중에 '나는 공부를 못해'란 것이 있다. 공부를 못하고 흥미도 없지만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분명한 당당한 고등학생 히데미의 얘기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닐진대 공부 좀 못하면 어떠랴. 하물며 영어 좀 못하면 어떠랴. 전국민이 토익 시험을 볼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십수년간 한국에서 배워온 영어는 항상 시험을 쳐서 점수를 받기 위한 공부였지 사람을 사귀고 소통하기 위한 수단은 아니었다. 늘 점수를 염두에 두는 영어 공부였기에 영어로 말할 땐 먼저 머리 속에 이렇게 말하면 혹시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을까란 생각부터 든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영어교육을 실용영어로 바꾸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영어에 대한 강박관념이 심해지고 학교 내 영어교육 시간과 사교육이 늘었을 뿐이다.

 

실용영어라지만 영어를 목적으로 하는 공부와 시험이 더욱 강조됐을 뿐 외국친구를 사귈 때 소통할 수 있는 수단,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감상하거나 좋아하는 영어 노래를 들을 때 도움이 되는 수단, 원하는 책을 읽기 위해 필요한 수단으로써의 영어가 아닌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학교 내 영어교육 시간을 한두시간 더 늘린다고 해서, 놀이와 활동 위주로 영어를 가르친다고 해서 실용영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험을 목적으로 하는 영어교육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실생활과 동떨어진, 영어 자체를 위한 영어 광풍은 더욱 거세지기만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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