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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 대기오염 줄일 實效性 있는 경유車 대책 내놔야

이름 김윤지 등록일 16.05.19 조회수 980
한국닛산이 국내에서 시판 중인 경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시카이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했다는 환경부 발표가 국내외에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환경청의 폭스바겐 경유 차량 연비 조작 적발에 이은 ‘디젤차 게이트’ 2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엔진 주변 온도가 35도에 이르면 배출 저감장치(EGR)가 꺼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연비는 높이되,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인증 기준 대비 무려 20배 넘게 내뿜었다고 한다.

닛산 측은 “어떤 불법적 조작이나 임의 설정을 하지 않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닛산 측은 다른 경유차들도 비슷한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데, 캐시카이의 경우엔 주변 부품에 플라스틱이 있어 온도 설정이 다소 낮게 됐을 뿐 고의적 조작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캐시카이의 불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실체적 진실 규명과 불법 의혹에 대한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오염 물질 배출이 닛산 차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경유차 20종을 대상으로 배기가스 검사를 한 환경부는 “1개 차종을 제외하고는 19개 차종 모두가 실제 도로를 주행할 때 질소산화물을 인증 기준보다 1.6~20.8배까지 초과했다”고 밝혔다.

경유차는 연료비는 싸고, 연비는 높은 데다 ‘클린 디젤’ 캠페인까지 겹쳐 국내에서 급증했다. 그런데 대기오염의 상당 부분이 이런 경유차 배출 물질에 기인한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러잖아도 우리나라 대기오염 문제는 심각하다. 중국에서 오는 황사와 오염 물질, 원자력발전소 기피 현상으로 인한 화력발전소 증설 등의 문제가 겹쳤다. 한국의 공기 오염도가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미국 예일대·컬럼비아대 공동조사를 놓고 논란은 있지만, 대기 상황의 악화에 대해선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맑고 푸른 하늘이 실종된 데는 환경부 책임이 크다. 정부는 2010년 그린카 전략을 발표하면서 경유차를 ‘클린 디젤차’로 분류했다. 또, 국가에너지 수급계획에서 화력 발전도 늘리기로 했다.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해선 안 된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에서 실효성(實效性) 있는 종합대책을 다시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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