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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흙수저' 대통령과 한국청년의 만남…"두배 더 노력했다"(종합)

이름 양승아 등록일 16.05.17 조회수 984

'흙수저' 대통령과 한국청년의 만남…"두배 더 노력했다"(종합)

      
       
 

아주대학교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반란' 토크쇼

김동연 아주대 총장과 대담 형식…청중 600여명 참석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가난했던 어린 시절 남들보다 가진 건 없었지만, 그들을 이기기 위해 두 배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했습니다."

서민 출신인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이 17일 한국 청년들을 만났다.

조코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으로 직선제 정권 교체를 이뤄낸 인물이다.

아시아기자협회(AJA)와 아시아엔(AsiaN), 아주대학교는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 율곡관 대강당에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반란'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취업난 등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토크쇼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가 시작되기 20∼30분 전부터 대강당 500석은 아주대 재학생, 수원지역 고등학생, 기업인 등으로 메워졌다.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일부 청중은 대강당 내 가장자리 계단에 걸터앉아 조코위 대통령을 기다렸다.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고 나서 겪은 일화 등에 이르기까지 조코위 대통령의 토크쇼는 약 1시간 20분 동안 김동연 아주대 총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어떻게 난관을 극복했느냐"는 김 총장의 질문에 조코위 대통령은 "어린 시절 가난했기 때문에 남들이 공부하는 시간보다 두 배 더 노력했고, 가구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밤을 새우며 열심히 일했다"라며 "이런 노력의 밑바탕에는 '잘 될 것이다'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깔렸었지만, 경쟁에서 이기려면 다른 사람보다 항상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학생이 갖춰야 할 리더십 덕목'을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는 "리더십은 듣는 것이다. 내가 처한 환경, 상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며 "나 같은 경우 매주 3∼4일은 현장에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그들의 목소리에서 나온다. 대학생이라면 친구들이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들으라고 말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공부하고 경험해야 한다"라며 "휴일이라고 해서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리지 말고 애니메이션이나 패션, 디지털 등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으라"고 덧붙였다.

"요즘 청년들은 사회 문제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는 김 총장에 우려에 조코위 대통령은 "동감한다"라면서 "아무리 부자라도 개인만 생각하고 혼자서 행동한다면 행복해질 수 없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이웃에라도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한 여러 질문에 진중한 태도로 임하다가도, 농담을 던져 청중의 웃음을 유도하며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한 화장품 벤처기업 대표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할 한국 기업에 한 말씀 해달라"고 요청하자 "인도네시아는 최근 경제 개혁을 시작했으니 인도네시아 관련 기관에 방문하라"면서 "만약 기관이 불친절하게 응대한다면 내 전화번호를 줄 테니 (나에게) 직접 컴플레인 하라"고 답했다.

또 "인도네시아 인구의 51%는 여성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은 많을 것이다. 이 점에서 인도네시아 진출은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에 청중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조코위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냈다.

조코위 대통령은 청년들을 향한 메시지 외에도 한국과 인도네시아 교류 확대의 필요성과 아시아 국가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많은 한국 노동자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은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런 경제 교류에 앞서 대학교 등에서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두 나라 간 관계는 더 친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토크쇼가 끝난 직후 관객석 안으로 들어가 토크쇼에 참석한 청중들과 단체 사진을 찍어 서민 출신 대통령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크쇼가 열리기에 앞서 아시아기자협회(AJA)는 조코위 대통령에게 '2016 자랑스런 아시아인상'(AJA어워드)을 전달했다.

AJA는 "조코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부패 근절과 정치 개혁을 이뤄 인도네시아를 아시아 모델국가로 만들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300개 이상의 종족이 거주하고, 700개 이상의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인도네시아는 '다양함 속의 통일성'을 모토로 삼고 있다"라며 "다른 사람들과 열린 마음으로 서로 생각을 나눈다면 사회는 변화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아주대학교 관계자는 "소년가장이었던 김동연 총장도 상고를 졸업하고 야간대학을 나와 장관과 총장직에 이른 입지전적 인물로서 서민 출신 조코위 대통령의 성장 과정에 공감한다"라면서 "이날 토크쇼를 통해 청년들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는 조코위 대통령은 깨끗한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2014년 12월 취임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소박한 옷차림을 즐기며 국민의 실제 삶의 현장을 찾아 소통하기를 즐기는 등 친서민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취임 직후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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