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의 세월호 참사’로까지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애초 피해를 예방하지 못하고도, 제조 및 판매기업과 연구보고서 작성 교수 등에 대한 비난 여론 와중에 한발 비켜서서 피해 구제에도 늑장을 부리는 정부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윤성규 장관이 보여주고 있는 무책임한 태도는 도를 넘고 있다.

윤 장관은 1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주문에 “법적인 문제를 떠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끝내 피해자나 국민에 대한 분명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6월 같은 상임위에서 피해자 구제에 대해 “일반 국민이 낸 세금을 가지고 일반 국민이 (살균제 피해자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게 근본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여전히 같은 생각임을 밝혔다. ‘피해 환자들은 만나봤느냐’는 질문에도 “왜 제가 만나야 되느냐, 의사가 만나고…”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기업과 개인 사이의 문제이므로 정부가 사과할 일은 아니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대참사의 주무장관으로서 취할 태도인지 아연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1997년 살균제 옥시싹싹의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 심사 과정에서 흡입독성 시험도 없이 유독물질이 아니라고 관보에 고시한 것은 환경부다. 2003년 한 업체가 살균제 원료를 수입해 ‘에어로졸 형태로 쓰겠다’고 신청했는데도 환경부 산하 환경과학원은 외국 회사의 설명서에만 의존해 흡입독성 검사도 하지 않았다.

2011년 뒤늦게 역학조사에 나선 질병관리본부가 살균제의 위험성을 확인하고 옥시레킷벤키저 등 6개사 제품을 수거했으나 이후에 정부 어느 부처도 전면적인 진상조사나 피해구제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복지부, 산업부, 환경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며 국민들의 피해를 키운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제품의 하자 문제’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온 환경부의 책임이 막중함은 물론이다. 지금이라도 윤 장관의 책임을 물어야 마땅한 이유다.

출처: 한겨레

내 생각--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않는게 지금 손도 안댄 세월호 인양과 뭐가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