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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훈풍 부는 양안 관계, 정체된 남북 관계

이름 박시은 등록일 15.11.09 조회수 754

[한겨레]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분단 66년 만에 열린 첫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치적 통일을 바라보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통일 논의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대만인 다수도 이번 회담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이길 것이 확실한 야당 후보 또한 새 정상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차 정상회담 이후 8년 동안 답보 상태에 있는 남북 관계와 대비가 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의 7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그동안 경제협력 중심이었던 양안 관계의 폭을 크게 넓혔다. 시 주석은 “우리는 뼈가 부러져도 살로 이어진 형제, 가족이다”라고 했고, 마 총통은 적대 상태 완화, 핫라인 설치, 교류 확대 등을 제안했다. 별도의 성명이나 합의문은 나오지 않았으나 두 사람이 정부 대표이자 국가원수로 만난 것 자체가 획기적이다. 이번 회담으로 양안이 1992년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새로운 내용을 갖게 됐다. 사실상 두 개의 정부를 인정하면서 통일을 논의하는 관계가 성립된 것이다.

애초 이번 회담은 독립을 주장하는 대만 민주진보당이 총통 선거에서 이기는 것을 막으려고 중국과 대만 국민당 정부가 갑자기 성사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회담에 대한 대만인의 지지를 보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양안 관계가 흔들릴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정상회담이 추진돼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이는 평화와 교류·협력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음을 뜻한다. 이는 앞으로 통일 논의 진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남북한은 양안보다 먼저 정상회담을 했으나 실제 관계는 훨씬 뒤떨어져 있다. 중국은 이미 대만 수출의 40%를 차지한다. 중국에 진출한 대만 기업은 8만여개나 된다. 인적 교류도 활발해 지난해 대만을 찾은 관광객의 40%가 중국인이다. 반면 지금 남북 사이 경협은 개성공단만 남은 상태다. 8·25 합의 이후에도 언제 당국 회담이 열릴지 막막하다. 남북이 함께 통일을 얘기하기는커녕 남쪽은 일방적으로 통일 담론을 밀어붙이고 북쪽은 이를 흡수통일 시도라고 경계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안 관계는 남북 관계를 비춰보는 거울이 된다. 양안 관계 발전은 동아시아의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남북 관계 발전은 그 이상으로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안정을 위해 중요하다. 남북 당국의 의지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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