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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계기업 연명시켜온 정책보증 진작 손봤어야

이름 정혜빈 등록일 15.11.06 조회수 480
금융위원회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보증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내용의 중소기업 신(新)보증체계 구축 방안을 4일 발표했다. 10년 이상 보증부 대출로 연명해온 한계기업에 대한 보증 지원을 줄이고 창업(성장 초기) 기업의 보증 지원은 늘리는 등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보증을 차별화하는 게 골자다. 40년 만의 정책보증 체계 대수술이다. 기존 기업이 정책보증을 장기간 이용하는 기득권화 문제, 신보와 기보의 보신주의로 성숙기 이후 기업에 자금이 편중 지원되는 쏠림현상 등으로 창업 기업 지원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뒤늦었지만 적절한 방향이다. 우리는 창업 3년 내 기업 생존율이 4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성장성과 기술력은 있으나 담보와 신용이 부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데스 밸리(죽음의 계곡)’에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정책 재원이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창업 기업들에 공급되지 않고 한계기업 지원 등에 비효율적으로 사용돼온 탓이다. 그 결과 전체 보증 가운데 10년 이상 기업에 대한 지원 비중이 50%나 되는 데 반해 창업 5년이 안 된 기업 지원은 24% 수준에 그쳤다.

이번 개편을 통해 창업 기업 보증 비율을 높이고, 1년 단위 보증연장 심사도 5∼8년으로 늘리고, 창업 후 5년간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전면 면제키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성숙기 기업을 대상으로 한 위탁보증제 도입도 핵심이다. 지금까지 신·기보가 직접 해왔던 보증심사를 은행이 위탁받아 처리하는 것으로, 선별심사를 통해 부실기업으로 판정나면 보증 축소 등으로 정비하겠다는 의도다. 중소 한계기업 비중이 지난해 15.3%라고 하니 이들 기업을 연명시킬 재원 여력을 창업 기업들에 돌리는 게 맞다.

차제에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크지 못하는 ‘피터팬 증후군’도 치료해야 한다. 보증 수혜 기업 중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매년 20개 안팎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전환 비율이 0.009%인 것을 보면 성장 지체 현상은 심각하다. 정책보증 제도가 본연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기업 성장을 방해하는 다양한 규제도 개선돼야 40년 만의 대수술이 의미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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