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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짓과 억지투성이 ‘전투기 사업’ 강행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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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정혜빈 | 등록일 | 15.11.02 | 조회수 | 1029 |
정부가 책임 규명도 없이 밀어붙이기로 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과 관련해 거짓말과 억지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나중에 벌어질 ‘대형 참사’의 전조가 아닌지 걱정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여당 소속 전·현직 위원장이 모두 사업 재검토를 주장하는 일이 일어났다.10월30일 국방위원회에 나온 이주형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이 사업의 “리스크(위험)가 상당히 높다”며 “실패하면 계속해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여된다”고 증언했다. 그는 지난 12년 동안 이 사업을 가까이에서 본 전문가다. 2013~2014년 이 사업을 평가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과 한국국방연구원도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사업 집행자인 방위사업청은 이 사업과 관련한 어떤 부정적 평가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으며 박 대통령은 10월27일 사업 강행을 지시했다.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이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주장한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직전 국방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이 속고 있다’고까지 했다.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30일 국회에서 “2013년부터 기술이전이 어렵다는 걸 인식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전 발언이 거짓이었음을 시인한 것이다. 방사청은 앞서 ‘2014년 9월에 기술이전 어려움을 알았다’고 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도 비슷하게 말해왔다. 방사청 쪽의 말 바꾸기는 2013년부터 미리 대비해왔음을 강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방사청은 지난해 가을 국회 답변에서도 기술이전 가능성을 얘기했다. 독자적인 기술개발 계획을 언급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사업 강행 방침을 정해놓고 거꾸로 말을 맞추려다 보니 곳곳에서 구멍이 뚫리는 모양새다. 가장 큰 거짓말은 기술이전이 없어도 사업 성공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일 것이다.국방위원회는 전투기 사업과 관련된 내년도 예산을 정부 원안대로 통과시키면서도 한달 동안 추가로 사업 타당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두언 의원이 제기한 감사원 감사도 이뤄져야 한다. 국방위원들이 우려하듯이 정부 안에는 이 사업의 문제점을 세밀하게 검토하는 곳이 전혀 없다.방위사업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사업의 폐쇄성과 신상필벌 원칙의 실종 탓이 크다. 전투기 사업은 여기에다 목표 자체의 타당성이 심각하게 문제가 되고 있다. 무려 18조원이 들어갈 이 사업이 좌초할 경우 과연 누가 책임질 건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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