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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글·영어·서울시민을 모두 부끄럽게 하는 ‘I.SEOUL.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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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아현 | 등록일 | 15.10.31 | 조회수 | 2228 |
서울시가 그제 기존의 ‘Hi Seoul’을 대신할 시의 새 브랜드로 ‘I.SEOUL.U’를 선정했다. 서울시는 10만명의 시민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며 선정 절차의 정당성을 들어 새 브랜드를 자랑했다. 서울시는 2002년 선정한 ‘Hi Seoul’이 서울만의 특색을 나타내지 못하고, 2006년부터 ‘Hi Seoul’ 밑에 붙여쓴 ‘Soul of Asia’는 중국인들의 반감 때문에 중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새 브랜드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외계인의 언어처럼 보이는 새 브랜드 ‘I.SEOUL.U’는 한마디로 ‘콩글리시’가 난무한 낯뜨거운 슬로건이다. ‘I.SEOUL.U’에서 I와 U를 연결하는 동사로 ‘SEOUL’을 쓴 것 자체가 기본 문법에도 맞지 않은 비문(非文)이다. 서울시는 ‘I Amsterdam’(암스테르담)이나 ‘Be Berlin’(베를린)도 있지 않으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을 ‘I Am-sterdam’으로 표현한 것은 오히려 절묘한 작명이라 할 수 있다. ‘Be Berlin’ 역시 비문법적인 표현이 아니다. 서울시의 ‘콩글리시 슬로건’과 비교할 수 없다. 또한 Asia’s World City(홍콩), I ♥ NY(뉴욕), Cool Britannia(영국)처럼 깔끔한 구호를 가진 도시들도 다수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새 브랜드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I.SEOUL.U’의 뜻을 부연 설명하기 위해 ‘너(U)와 나(I)가 잇는 서울(SEOUL)’이라는 설명을 단 구호까지 함께 디자인했다. 엉터리 영어로 된 구호를 설명하려고 또 다른 구호를 한글로 써야 한다면 이는 짧은 어구로 주장하는 바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슬로건의 생명을 이미 잃은 것이다. 국내 영자신문의 칼럼니스트 존 버튼은 ‘콩글리시’가 난무한 서울시의 새 구호를 두고 ‘끔찍하다’고 혹평했다. 게다가 SEOUL에서 영문 알파벳 O를 한글 자모 ㅇ으로 표시했다. 어린아이 장난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시각적 테러에 가까운 난삽한 다국적 조합에 불과하다. 세계화에 걸맞은 구호를 영어에서만 찾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낳은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영어 표현으로 한다 해도 최소한 말이 통해야 한다. 한글도, 영어도, 그 무엇도 아닌 정체불명의 신조어를 어떻게 버젓이 서울의 얼굴로 내세울 수 있나. 2002년 서울시가 ‘Hi Seoul’을 발표하자 전국의 시·도·군·구에 국적불명의 영어 슬로건 광풍이 분 적이 있다. 이번에도 따라 할까 걱정된다. 즉각 폐기하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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