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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을 궁지에 몬 일 방위상, 그에게 놀아난 무능한 국방부

이름 장선재 등록일 15.10.27 조회수 10226
일본의 나카타니 겐 방위상이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지역 진입 시 한국 측의 동의가 필요 없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국방부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국방부는 양측이 회담에서 자위대가 북한 지역으로 진입하는 데 대한 언론의 질문이 들어오면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만 답변하기로 ‘언론 지침’을 작성했었다고 그제 설명했다. 그것도 나카타니 방위상이 ‘회담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국과 약속했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아니라고 답하자 부랴부랴 이런 사실을 추가로 공개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일본이 한국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한국을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는 일본이 이런 신뢰 없는 태도를 드러낸 것은 한·일 협력을 저해하는 비우호적 처사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런 일본을 상대로 회담 전략을 면밀히 세우지 못한 국방부의 실패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나카타니 방위상이 ‘여러차례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한 것을 감안하면 일본 측은 처음부터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과 안보법안 제·개정을 통해 자위대 활동 범위를 확대하려 준비해온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렇다면 국방부는 일본이 헌법과 배치되는 내용을 주장할 경우를 상정해 일본 측에 단호하게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어야 한다. 하지만 국방부는 ‘한국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기존 원칙만 되풀이해 주장했다. ‘한·미·일 협력의 틀 내에서 협의되어야 할 사안’이라면서 미국에 기대는 듯한 태도마저 보였다. 일본이 대화 내용을 공개한 이후 대응에도 실패했다. 일본 측에 강력하게 항의해 논란 확산을 막았어야 함에도 우왕좌왕했다. 이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전략 부재를 드러낸 것이다.

외교안보팀의 무능은 국방부에 국한하지 않는다. 청와대의 컨트롤타워 기능도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냉엄한 국가 간 관계에서는 자그마한 실수도 막대한 국익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 보폭을 넓히는 전인미답의 길을 가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교를 주도해야 할 텐데 실제 정부는 미숙한 외교로 일관하고 있다. 현실이 이렇다면 외교안보 라인 전체에 대한 재정비는 재론할 필요조차 없다. 이런 진용으로 새로운 외교안보 정책을 구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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