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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리과정 예산 떠넘기기 작태 내년에도 지켜보라니 (우진)

이름 김지숙 등록일 15.10.26 조회수 10738

내년도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둘러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 ‘핑퐁게임’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각 교육청에 관련 예산을 의무적으로 편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시·도교육청은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할 사업”이라며 이를 거부한 상태다. 누리과정이 또다시 양측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제2라운드 ‘보육 대란’이 시작된 셈이다.

누리과정은 만 3∼5세 미취학 아동에 대한 보육비 지원 사업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에게 국민공통 교육·보육과정인 누리과정을 가르치고 매달 교육·보육료를 지원한다.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과거 보건복지부가 담당했다. 하지만 정부가 5월 ‘누리과정 보육료 예산 지원은 시·도교육감의 의무’라는 내용의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유치원은 물론 어린이집 예산도 시·도교육청이 떠안게 된 것이다. 각 교육청은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업”이라며 국고 지원을 거듭 요청했으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양측의 대립과 갈등은 첨예했다. 그나마 올해는 정부의 추가 예산 지원 및 지방채 발행, 지자체 지원 등으로 가까스로 최악의 보육 대란만은 피할 수 있었다.

문제는 내년 누리과정은 협상의 여지조차 별로 없다는 데 있다. 2016년 예산은 올해와 비슷한 3조866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에 맞서 전국 시·도교육감은 21일 유치원 예산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예산은 편성하지 않기로 집단 결의했다. 내년에는 어린이집 누리과정이 전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양측의 무책임한 대립으로 피해를 보는 쪽은 결국 아이들과 학부모들이다. 이미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28일부터 3일간 집단 휴원 등 실력 행사를 예고해 놓은 상태다. 지난 1년 내내 누리과정으로 마음고생을 한 학부모들은 벌써 내년을 걱정하고 있다. 언제까지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볼모로 기약 없는 핑퐁게임을 벌일 셈인가.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대책을 내놓아야 하며 시·도교육감, 여야 등 모든 관계자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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