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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물수능’으로 공교육 정상화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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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아현 | 등록일 | 15.10.24 | 조회수 | 11550 |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에 대해 ‘물수능’ 논란이 일고 있다. 채점 결과 만점이 아니면 1등급을 못 받는 과목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계 국어·영어·수학 시험은 모두 100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수능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실제 수능에서도 쉬운 출제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평가원의 말대로 만일 11월12일 치러지는 수능이 이번 모의평가 수준으로 쉽게 출제된다면 작은 문제가 아니다. 1~2문제만 틀려도 2·3등급으로 떨어져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정시에서 소수점 몇자리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정상적인 학력 측정이라는 수능의 취지는 실수 안 하기 경쟁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공부를 열심히 하든 게을리하든 성적에 큰 차이가 없는 교육적 부작용도 낳는다. 이런 점을 알면서도 평가원이 쉬운 출제를 맹신한다면 사회적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평가원은 수능을 어렵게 내면 학업 부담이 가중되고, 사교육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공교육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수능을 쉽게 냈지만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공교육의 황폐화와 사교육의 번성은 상관성이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사교육이 활개를 치는 것은 대입을 정점으로 하는 경쟁과 성적 지상주의의 산물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는 공교육의 학생 학습능력 향상 역량과는 무관한 일이다. 공교육의 근본 문제는 우리 교육이 사회적 권력을 공급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데서 비롯된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에 휩쓸려 공교육이 공적 시민으로서의 자질 향상과 미래를 이끌 창의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지 못하는 ‘교육적 기능 부전’에 빠진 것이다. 이런 현실인데도 교육부가 수능을 쉽게 내면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니 문제의 진단과 처방 모두 엇나갈 수밖에 없다. 물론 쉬운 수능이 학습 부담 경감 등 교육적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육부가 공교육을 살리려면 먼저 교육 현장에 도입된 경쟁과 시장논리부터 들어내야 한다. 학생을 점수 따는 기계로 만드는 대신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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