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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교육까지 통제하려는 문화체육관광부

이름 박별 등록일 13.11.04 조회수 1200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총장도 떠나게 됐다. 퇴진을 집요하게 압박해온 문화체육관광부의 터무니없는 징계 추진에 그가 어제 사퇴 뜻을 밝힌 것이다. 업무규정 위반을 인정한 게 아니라, 문화부가 그를 쫓아내는 과정에서 만신창이가 된 한예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칼춤’에 희생된 예술교육과 예술행정
지금쯤 유인촌 장관과 문화예술계의 뉴라이트는 피의 축배를 들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칼춤에 희생된 것은 황 총장 개인이 아니라, 불행하게도 이 나라 예술교육이다. 앞서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터무니없는 이유로 내쫓았을 때 그들이 희생시킨 것이 예술행정의 자율성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이번 과정은 지금까지 임기제 기관장의 목을 치면서 쌓은 노하우를 모두 동원한 칼춤의 결정판이었다. 최후통첩도 거부당하자, 문화부는 지난 3월18일 기습적인 전방위 표적감사에 착수했다. 이후 개교 이래 유례없는 저인망식 감사가 40일 넘게 계속됐다. 그사이 학교 행정은 물론 학사 업무마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러나 밝혀낸 것은 소도 하품할 내용뿐이다.


문화부가 의기양양하게 공표한 것은 학교발전기금 600만원 유용이다. 그러나 그건 영수증 처리 잘못을 확대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근무지 무단이탈도 내세우지만, 휴일이나 휴가 때 자비로 외국에 다녀온 것이다. 이밖에 통섭교육이나 이론 및 서사창작 과정 설치 등을 학교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문제삼았다. 이를 빌미로 문화계 뉴라이트에겐 눈엣가시 같은 심광현 교수나 전수천 교수에 대해서도 징계를 추진하고 있으니 이들의 저의는 선명하다.


 

예술교육과정을 문제삼는 게 타당한가?
그러나 예술 창작 및 실기를 위해 어떤 과정이 필요하고 심화시킬 필요가 있는지는 문화부가 감사를 해 다툴 일이 아니다. 전문가 검토와 토론을 해 결정할 일이다. 나아가 이를 문제삼는 건 이명박 정부가 입버릇처럼 떠드는 학교 자율화 약속에도 어긋나며, 심각한 교권 침해이기도 하다.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황 총장을 축출하려는 감사였으니 사리와 분별을 적용할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학생들마저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인다. 예술교육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몸부림이다. 그로 말미암은 모든 책임은 유 장관과 이 정권이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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