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전여고 사회토론부 A.O(Approve Opposite) 의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A.O는 정치, 경제, 문화, 방송, 환경 등 다방면에서의 사회적 이슈에 관한 주제로 논의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입니다.
드라마 속 ‘강한 여성’, 힘은 세졌지만… |
|||||
---|---|---|---|---|---|
이름 | 정윤아 | 등록일 | 17.04.01 | 조회수 | 670 |
드라마 속 ‘강한 여성’, 힘은 세졌지만… <귓속말> <힘쎈 여자 도봉순> 등 ‘강한 여성’ 주인공 드라마 인기 도봉순, 괴력 갖춘 여성 조폭 때려 잡고, 약자 구하는 영웅 과거 현명한 여성서 힘 센 캐릭터 ‘도봉순’ 여전히 남성에 의존적 한계 “사회문제 적극적으로 해결 장면 필요” <힘쎈 여자 도봉순>(제이티비시)의 ‘도봉순’(박보영)은 힘이 세다. 그 힘으로 약자를 괴롭히는 조폭을 응징하고, 친구 ‘삥’ 뜯는 고딩을 손봐준다. ‘나쁜 짓’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던 남자한테는 촌철살인의 한마디도 날린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남자답게 사세요. 여자가 나설 동안 구경만 한 주제에!” “힘없는 여자를 남자가 지켜줘야 한다”는 말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괴력 소녀가 악당을 혼내주는 <힘쎈 여자 도봉순>과 여자 경찰계장이 남자 경찰관들을 진두지휘하는 <귓속말>(에스비에스) 등 티브이 드라마에서 남자보다 강한 여성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독립적 캐릭터에서 슈퍼히어로까지 2000년대 들어 드라마 속 여성 표현엔 변화가 시작된다. <대장금>(2003년, 문화방송)은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2009년께부터는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권력과 명예를 좇는 여성의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여성 발행인과 여성 기자의 권력 다툼에 주목했던 <스타일>(2009년, 에스비에스)을 시작으로, <선덕여왕>(2009년, 문화방송)은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미실과 이를 저지하고 여왕이 되려는 덕만의 쟁투가 화제를 모았다. 이젠 여성이 힘으로 남성을 보호하기에 이른다. 방영 중인 두 드라마 <힘쎈 여자 도봉순>의 도봉순(박보영)과 <귓속말>의 ‘신영주’(이보영)는 이전 드라마 속 보호받는 여성이 아니다. 도봉순은 모계혈통에서 비롯된 타고난 ‘괴력’으로 나쁜 놈을 응징하고, 게임회사 오너 ‘안민혁’(박형식)을 보호하는 경호 일을 한다. 강력한 물리적 힘을 지닌 일종의 ‘슈퍼 히어로’다. 신영주는 형사과 계장으로 남성들을 진두지휘하며 액션 연기도 서슴없이 선보인다. 지난해 <시그널>(티브이엔)의 김혜수 역시 수사팀을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로 강한 여성의 진가를 보여줬다. 현실적 영웅들이다. 이보영은 “온몸이 멍투성이다. 액션이 멋있게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청자는 개인 블로그에 “팍팍한 현실에서 우리를 구제해 줄 영웅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에 응답한 것 같다”고 썼다. ■ 의외성으로 관심 시청률 상승 <힘쎈 여자 도봉순>을 연출하는 이형민 피디는 “도봉순은 꼭 여자가 아니라 힘센 사람에게 당하는 힘없는 사람을 구하는 히어로”라고 말했다. 질주하는 버스를 손으로 잡아 멈추는 도봉순은 <슈퍼맨> <배트맨>에서 익히 봐왔던 존재다. 그동안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세상을 구했던 이들은 주로 남자였다. 여성에게 그 힘을 부여한 데서 드라마의 ‘의외성’이 빚어진다. 한 드라마 피디는 “남성 권력 다툼이나, 남성 중심의 드라마는 이미 나올 만큼 나왔지만, 반대로 여성 중심의 드라마는 많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강한 여성이 중심이 되는 드라마는 여전히 블루오션이다”라고 했다. 실제 약자로 여겨지던 여성들이 강자를 응징하는 전복적 설정이 더 큰 쾌감을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웃을 일 없는데 사이다 같은 봉순” 등의 평이 올라와 있다. 이형민 피디는 “힘이 있는 사람이 남을 괴롭히는 세상이다. 정치가 아니더라도 힘이 센 사람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힘이 센 사람들이 당하는 내용이라, 보면서 즐거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 장르 저변 넓혔지만 부작용 우려도 강한 여성에 대한 드라마의 묘사 방식을 두고는 우려도 나온다. 외형적 힘만 강조할 뿐, 내면적 주체성과 독립성을 지닌 존재로 그리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권력을 쥐려고 남자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선덕여왕> 속 여성 주인공과 달리, <힘쎈 여자 도봉순>은 여느 로맨틱 코미디 속 여주인공처럼 남성 의존적이다. 힘만 셀 뿐, 여전히 드라마는 여자를 보호해야 할 존재로 다룬다. “제 ‘애튜디트’가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라는 대사처럼 ‘애티튜드’도 모르는 맹한 여자로 도봉순을 그린다. 도봉순은 ‘도플갱어’를 ‘토플갱어’라고 말해 남자 주인공한테 구박을 당하기도 한다. 엄마도 도봉순의 자존감을 무시하는 말을 예사로 한다. “내 딸이지만 여러모로 두루두루 빠지는 거 알고 있지. 그럼 노력을 해야지. 야하고 섹시하게 하고 다녀. (…) 안 그러다 남루한 인생 벗어나지 못한다”며 대놓고 딸이 남자한테 들러붙기를 권하기도 한다. 두 남자가 도봉순의 팔을 잡고 서로 끌고가려 하는 식의 뻔한 설정도 아쉬움을 남긴다. 여성을 사이에 놓고 남자가 힘을 겨루는 구도에서 도봉순은 선택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남는다.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설정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혐오 범죄나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 받는 사건들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이를 도봉순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면 어떨까. 김선영 대중문화 평론가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 ‘남자 갑-여자 을’ 구도의 반복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들이 당하는 폭력을 도봉순이 극적으로 해결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의 의견>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요즘 드라마가 여자를 독립적인 존재로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은 정말 긍정적이고 좋은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이 기사에서 지적했 듯 남성과 여성 캐릭터에 대한 진부한 설정은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전글 | 박 전 대통령, 3.2평 독방서 1440원 식단…직접 설거지 |
---|---|
다음글 | '향수'상륙작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