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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전체 마비시키겠다더니… 조계사 숨은 민노총 위원장
이름
정혜빈
등록일
15.11.18
조회수
711
검문·검색 강화 경찰 영장집행 부담스러워해 한상균, 조계사 머물며 투쟁본부로 만들 듯
지난 14일 서울 도심 폭력 시위를 주도했던 한상균(53) 민노총 위원장이 은신해 있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曹溪寺) 주변은 17일 긴장감이 흘렀다. 한 위원장은 16일 밤 조계사로 들어갔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형사 40여 명과 1개 기동중대(80명)를 배치했다. 조계사를 드나드는 차량마다 일일이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한 위원장은 그동안 서울 정동 민노총 사무실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4일 서울 도심 폭력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 그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시위 독려 연설을 하는 등 폭력 시위를 진두지휘했다. 경찰은 이날 한 위원장 체포를 시도했으나 민노총 조합원들이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해 검거에 실패했다. 그 뒤 행방이 묘연했던 한 위원장이 16일 밤 민노총 조합원 3~4명과 함께 조계사로 숨어 들어가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조계사 측은 17일 "한 위원장이 계속 조계사에 머무는 것에 대해 종단 차원의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당장 한 위원장을 절 밖으로 내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조계사 경내(境內)에 있는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 건물 4층에 머물고 있다. 이 건물은 평소 템플스테이 숙소로 쓰여 왔다. 한 위원장이 들어오고 나서 건물 엘리베이터는 작동이 멈춰 있었다. 그가 은신한 4층 계단 문도 잠가 놓아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한 위원장 측은 조계사에 "12월 5일까지 머물며 일을 보고 싶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 측은 한 위원장 측의 요구에 난감해하면서 18일 그를 다시 만나 입장을 들어보기로 했다. 한 위원장 측이 말하는 '12월 5일'은 그가 총파업과 함께 2차 서울 도심 시위를 열겠다고 공언한 날이다. 그는 17일 저녁 민노총 홈페이지에 올린 '위원장 서신'에서 "12월 총파업 투쟁 현장에서 조합원들을 다시 뵙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를 은신처로 택한 건 공권력이 미치기 어려운 종교 시설이란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종교 시설 안에서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력을 투입했다가 민노총 조합원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이 과정에서 불상사라도 벌어지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14일 시위에서 "노동자·민중이 분노하면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자"며 과격 시위를 선동했다. 그런 그가 공권력의 탄압을 받는 약자(弱者) 행세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조계사는 그동안 불법 시위 주도자들의 단골 도피처가 돼 왔다. 2008년 경찰의 수배를 받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간부들과 이석행 당시 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로 피신해 3개월을 지냈다. 2013년 12월엔 철도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경찰의 수배를 받아온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 부위원장이 20여일간 머물렀다. 그러나 시위 자체를 봉쇄하던 권위주의 시절도 아니고 합법 시위가 보장된 마당에 사찰이 불법 시위꾼들의 은신처가 되는 게 옳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민주화 인사의 피난처 역할을 해온 명동성당은 1990년대 후반부터 농성자 퇴거(退去)를 요구하고 경찰에 시설보호를 요청하고 있다.
경찰 안팎에선 한 위원장이
12월 5일 2차 시위까지 조계사에서 머물면서 대규모 폭력 시위를 기획하고 준비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출신인 한 위원장은 2009년 일명 '옥쇄파업'을 주도해 3년간 복역하고 이후에도 171일간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조계사가 불법 시위를 준비하는 '투쟁본부'의 임시 지휘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