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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이슈] 中, 15억 지키기 ‘인해전술’ 통할까… 두 자녀 정책 전면 시행

이름 김은서 등록일 15.11.16 조회수 792

 




“아이 두 명까지 낳을 수 있다는데 결혼하면 어떻게 할 거예요?”

“1남 1녀가 제일 좋은데….”

“둘은 낳고 싶구나.”

“그렇긴 한데 결혼해서 집안 형편을 봐야죠.”

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8기 5중전회)에서 전면적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뒤 안모씨(22·여)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직 학생인 안씨는 다른 또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외동이다. 늘 외로워서 나중에 아이를 낳을 때가 되면 하나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남편과 자신이 2명을 키울 충분한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다. 보통 중국 사람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은 2013년 제18기 3중전회에서 부부 중 한 명이 외동일 경우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한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전면적으로 두 자녀 출산을 허용키로 했다. 연내 또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모든 부부가 고향, 지역, 민족 구분에 상관없이 자녀 2명을 출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중국의 인구 구성 측면이나 자녀 낳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정책 수정이 한발 늦었다는 평가와 함께 조만간 출산 장려 정책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3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한 자녀 정책=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탄생 이후 초반중국에서는 출산 장려 정책이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50년대는 가정당 4∼5명의 아이를 낳아 이른바 1차 베이비 붐 시기로 일컫는다. 이후 60년대 경제 발전과 함께 인구가 급격히 늘자 중국은 서서히 인구 밀집 지역부터 출산을 통제하면서 만혼(晩婚)을 장려했다. 본격적으로 중국은 73년 전국 단위의 ‘계획생육(計劃生育·산아제한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80년 9월 25일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공개 서신을 통해 한 가정에 한 자녀만 허용하는 ‘한 자녀 정책’ 도입을 선언했다. 82년에는 ‘계획생육’이 중국 헌법에 국가 기본정책으로 삽입됐다. 중국 헌법 제25조는 “국가는 계획생육을 추진하여 인구 증가와 경제 사회 발전 계획의 상호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명시했고, 제49조는 “부부 쌍방은 계획생육을 실행할 의무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의 무리한 한 자녀 정책 강요로 강제 낙태 등 부작용이 속출하자 속속 한 자녀 정책의 예외가 생기기 시작했다. 84년 농민의 경우 두 자녀를 낳을 수 있도록 완화했고, 2002년에는 부모 모두 독자일 경우 둘째를 낳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쌍독이해·雙獨二孩)을 도입했다. 2013년 11월에는 부부 중 어느 한쪽이 독자라도 둘째를 낳을 수 있는 정책(단독이해·單獨二孩)으로 추가 완화했다. 그리고 이번에 모든 부모에게 두 자녀를 허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저출산율, 노령화, 성비 불균형 심각=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사회발전연구소 양이융 소장은 중국경제주간과의 인터뷰에서 “한 자녀 정책 도입 당시 중국 인구는 이미 과적(過積) 상태였다”면서 “계획생육의 결정은 옳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출생률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인구노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중국 국무원 인구발전전략에 따르면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인구를 15억명으로 통제하는 것이 목표다. 15억명보다 인구가 많거나 적을 경우 인구와 경제사회 간의 조화로운 발전에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인구를 15억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평균 출생아 수)이 1.8명이 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출산율은 1.4명에 불과하다. 노령화도 큰 문제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노인 인구는 2억1200만명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15.5%를 차지한다. 65세 이상은 1억3700만명으로 10.1%다. 남녀 성비(性比·여성 100명당 남성 수) 불균형도 심각하다. 82년 108.47이던 성비는 90년 111로 뛰었고 2004년에서 사상 최고치인 121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115.88로 다소 떨어졌지만 80년부터 2014년까지 평균치는 114.7을 기록했다. 2014년 말 기준 중국 남성 인구는 7억79만명으로 여성보다 3376만명 많다. 2020년 중국에서 결혼을 하지 못한 노총각 수는 3000만∼3500만명에 달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 추산이다.

두 자녀 전면 허용 정책 효과 있을까…자유 생육에 출산 장려까지 고려해야=한 자녀 정책을 포기하면서 인구는 얼마나 더 늘어날 수 있을까. 최근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왕페이안 부주임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 자녀를 둔 가임연령대의 기혼 여성 1억4500만명 중 기존 출산정책을 통해 두 번째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을 제외하고 두 자녀 정책의 전면 시행으로 두 번째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이 9000여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들 중 40∼49세 여성은 50%를 차지해 인구 증가폭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새 정책 시행으로 추가될 신생아는 연 300만∼800만명으로 보고 있다. 인구학자인 황원정 박사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두 자녀 허용에 따른 신생아 수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기존 예상치 1700만명에 새 정책으로 500만명이 추가돼 2200만명의 신생아가 태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91년 이후 100년 동안 신생아 수가 가장 많이 태어난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현재 13억7000만명가량인 중국 인구가 2030년 14억5000만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감소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인들의 출산 기피현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앙재경대학 허우자웨이, 황쓰린 교수팀의 중국인 출산 의식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는 80년대 최고치를 보이다 90년대 하강 곡선을 그린 뒤 2000년대에는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80년대 중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는 2.13명이었다. 2000∼2011년은 1.67명으로 떨어졌다. 인구가 늘지도 줄지도 않는 인구대체율인 2.1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저출산 이면에는 바로 양육비용에 대한 부담이 자리를 잡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덩 타오 이코노미스트는 “과다한 양육비용이 어쩌면 중국의 ‘두 번째 산아제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경보는 최근 아이 한 명이 늘어나면서 만 18세까지 추가 양육비가 최소 38만6000위안(약 7000만원)에서 최대 143만 위안(약 2억6000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소 금액으로만 잡아도 연 2만 위안이 넘는 금액으로 중국 평균 소득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양이융 소장은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게 된 것은 아이를 낳겠다는 가정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더 나아가 10년 안에 산아 제한을 완전히 푸는 ‘자유생육’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양 소장은 “만약 자유생육 이후에도 아이를 낳지 않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중국 인구는 10억명까지 줄 수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출산 장려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보너스’가 아니라 ‘인재 보너스’에 집중해야 할 때=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기적에 가까운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한 배경에는 ‘인구보너스’(人口紅利·풍부한 노동력에 의한 경제성장)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경우 특히 노동 인구의 비중이 커서 노인 부양률이 낮았기 때문에 경제 발전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다. 하지만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저우톈융 부소장은 1974∼94년의 인구 변화와 1994∼2004년의 경제성장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인구구조상 유아청소년의 비율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중국 내 투자와 소비, 나아가 경제 하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인구 보너스는 2012년 ‘소실’된 것으로 판단된다. 2012년 중국의 노동 인구(15∼59세)는 처음으로 전년 대비 345만명이 줄어든 이후 3년 연속 줄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 보너스’가 소실된 만큼 인재(고급 인력) 확보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끄는 ‘인재 보너스’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양 소장은 “중국에서 생산된 나이키 운동화는 미국에서는 39달러에 팔리지만 중국에서는 139달러에 팔린다”면서 “단순 노동력을 팔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스마트경제를 위해 서비스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부족한 것은 인구가 아니라 인재”라며 “인구 보너스에 의존하는 저급한 경쟁을 버리고 인재 보너스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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