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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치료비 미수금 年 1억4천만원

이름 최수민 등록일 15.11.05 조회수 810
대구의료원 3년 새 미납액 3배…대부분 가족 인연 끊은 빈곤층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치료비를 안 낸 채 달아난 A(53) 씨는 일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팔 골절로 치료를 받은 A씨는 17일간 병실에 입원했다가 환자복을 입은 채로 종적을 감췄다. A씨가 내야 할 병원비는 본인부담금만 230만원. 응급실 치료비인 50만원은 냈지만 177만원은 미수금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빈곤층 전락이 가속화하면서 병원비를 내지 않고 버티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대구시내 대형병원들은 매년 수천만원씩 쌓이는 미수금을 처리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북대병원 경우, 2013년 191건(1억289만원)이던 진료비 미납건수가 지난해 232건(1억4천608만원)으로 늘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같은 기간 미수건수가 26건(1천380만원)에서 지난해 41건(2천400만원)으로 늘었다. 올 들어서는 벌써 138건에 4천237만원이 밀렸다.

대구가톨릭대병원도 2013년 32건(4천893만원)에서 지난해 47건(3천530만원)으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대구의료원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진료비 미납은 2012년 179건(1천406만원)에서 지난해 529건(4천309만원)으로 3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의료비를 내지 않고 버티는 가장 큰 이유는 낼 '돈'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 능력이 없거나 가족들과 인연을 끊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의료급여 혜택을 받더라도 선택진료비와 보호자 식대, 상급병실료 등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이 돈을 내지 않고 연락을 끊는 의료급여 수급자도 적지 않다.

건강보험이나 의료급여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도 있다. 외국인 불법체류자나 건강보험료 미납으로 자격을 상실한 경우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올해 뇌출혈로 입원한 중국 동포 3명을 수술하고 진료비 8천만원을 떼였다. 모두 불법체류자였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지난 4월에는 30대 여성이 두류공원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실려왔다. 이 여성은 인근 사회복지시설로 옮긴 뒤 신생아실에 아이를 남겨둔 채 사라져버렸다. 아이는 보육시설에 맡겨졌고, 여성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하다.

돈을 떼인 병원들은 환자의 집을 찾아가거나 납부를 독려하지만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주소가 바뀌었거나 연락을 끊기 때문에 행방을 찾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저소득층이나 차상위계층은 병원에서 본인부담금을 많이 내지 않도록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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