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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십성 사생활’ 뉴스에서까지 봐야 하나요

이름 최수민 등록일 15.11.05 조회수 794
1994년, 미국의 모든 방송은 당시 스포츠 스타인 O J 심슨의 부인 니콜 브라운 살해사건의 수사 상황과 재판 과정을 중계하듯 보도했습니다. 물론 시청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긴 했지만 니콜의 요란한 남성 편력, 심슨의 폭력성 등 막장드라마보다 더 불편한 내용들이 안방에 버젓하게 생중계되어 선정적이다 못해 폭력방송이란 지탄을 받았습니다.

2015년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살인사건은 아니지만 외도 사건이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강용석 변호사와 도도맘이란 간판의 블로거인 김미나씨, 그리고 그의 남편이 연일 종편 뉴스 프로와 공중파 연예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그 사람은 남자사람친구, 술친구다’ ‘잠자리는 하지 않았다’ ‘사건 수임을 많이 해서 한 끼 60만원짜리 밥을 샀을 뿐’ ‘(강용석의) 목을 뿌러뜨리고 싶다’ 등의 말을 담담하게 합니다. 

타인의 사생활, 특히 유명인의 사생활은 가십거리로 적당합니다만 이렇게 뉴스 프로그램에 초대손님으로까지 등장해야 하는지, 한 사람이 의견을 피력하면 이어서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릴레이하듯 인터뷰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뉴스가 다 아름답고 공익적인 것은 아닙니다. 역사교과서나 한·중·일 정상회의의 성과부터 유아 성폭행범, 강도사건까지 다 포함됩니다만 이렇게 오래, 특정인의 개인 사생활을 다루는 것이야말로 시청자들의 더 폭넓은 알권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닐지요. 또 모 시계 행사에 참석해 그 자리에 온 할리우드 스타와 사진 한 장 찍은 것을 갖고 ‘놀랄 만한 인맥’ 운운하며 호들갑스러운 제목을 붙이는 인터넷 매체도 문제입니다.

더구나 강 변호사와 김미나씨는 뉴스에 나오는 것을 개인의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 변호사는 최근 사건의뢰가 늘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고, 김미나씨는 곧 비스트로식당을 열 계획이라며 홍보도 당당하게 합니다. 김씨의 남편 역시 재판을 앞두고 자신에게 유리한 점만 부각시킵니다.


어쩌다 우리 방송 뉴스와 각 프로그램이 이들의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시청자들을 우롱하게 되었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그들의 강인한 멘털과 이기적인 태도 탓에 뉴스나 방송을 통해 세상을 알고 배워가는 청소년들에게 온 세상이 다 막장으로 여겨질까봐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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