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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면접에도 국정화 잣대?…“그래서, 찬성이오 반대요”

이름 정혜빈 등록일 15.11.03 조회수 768
    아모레퍼시픽 면접자에게 찬반 입장 묻는 질문
    논란 일자 공식사과…“지원자 성향, 합격 영향없어”
    아모레퍼시픽이 채용 면접을 하던 도중 면접자에게 ‘국정교과서’에 대해 찬반 입장을 묻는 질문을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수습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일 아모레퍼시픽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영업관리직 정규직 전환형 인턴 최종면접에서 면접자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면서 강한 의지를 표한 국정교과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런 소식은 지난달 31일 최종면접 지원자인 ㄱ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면접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ㄱ씨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을 보면 “(면접관에게) 솔직한 의견을 말해도 되는지를 물어본 뒤, ‘국정교과서는 사실상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 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학생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접관은 ㄱ씨에게 “그래서 국정교과서 찬성이에요 반대에요?”라고 재차 되물었다. 이에 대해 ㄱ씨는 “국정교과서를 바라보는 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말씀하셨듯이, 어떤 왜곡이나 미화가 없을 것이며 교과서 집필진 선정 및 교과서 기술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고 했다”며 “2017년 첫 출간되는 국정교과서가 올바르게 만들어질지 국민들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신껏 면접에 임했던 ㄱ씨는 30일 밤 11시께 불합격 소식을 듣게 됐다. ㄱ씨는 “영업 관리 직무를 수행하는데 국정교과서에 대한 견해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의혹을 제기한 뒤 “그것(국정교과서 질문에 대한 답변)이 탈락의 주된 원인이 됐는지 아니면, 다른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아모레퍼시픽에 공식적인 답변을 듣고 싶다”고 적었다.

    이 페이스북 글이 공유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이 신입사원 채용 과정 중 ‘국정교과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어 지원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평가 요소에 반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2일 경영지원부문 배동현 부사장 명의로 ’신입사원 채용 관련 드리는 말씀’이라는 해명 자료를 내고 “신입사원 채용 과정 중 불미스러운 일로 지원자와 저희 아모레퍼시픽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해당 질문은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함이었고 지원자의 성향은 합격 여부에 절대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 부사장은 이어 “당사의 채용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의 정치 성향이나 종교, 학연, 지연 등 적절치 않은 차별을 초래하는 사항들은 묻거나 평가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서류전형부터 임원면접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다수의 면접관이 참여하기 때문에 특정 면접관의 특정 질문 하나에 의해서 지원자의 합격 여부가 결정될 수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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