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서 66년만의 강진…아프간 33명·파키스탄 105명 사망
아프간·파키스탄·인도 주재 대사관 "교민 피해는 없어"
네팔 지진 발생 6개월만…"네팔 지진 때 남은 응력 서쪽 이동" 견해도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파키스탄 접경지역에서 26일 오후 1시39분(아프간 시간) 규모 7.5의 강진이 발생해 두 나라에서 적어도 138명이 사망하고 800여명이 다쳤다.
지진이 발생한 곳은 아프간 북부 바다흐샨 주의 힌두쿠시 산악 지역으로 파키스탄 국경과 가깝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북동쪽으로 254㎞ 떨어졌고 파키스탄 북부 치트랄에서는 67㎞ 떨어졌다.
진원의 깊이는 212.5㎞로 비교적 깊은 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지진의 규모를 7.7로 발표했다가 7.5로 낮췄다.
26일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 한 주민이 부상자를 업어 옮기고 있다.(AP=연합뉴스) 최초 지진이 난 뒤 40분 뒤 같은 지역에서 규모 4.8의 여진도 감지됐다.
이번 지진으로 아프간에서 최소한 33명이 사망했으며 파키스탄에서는 105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진원에 가까운 산악 지역 상당수 마을이 통신이 두절돼 정확한 피해규모 파악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아프간 북부 탈로칸의 한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이 지진을 피하려고 건물 밖으로 나오다 12명이 압사했으며 40여명이 다쳤다. 동부 낭가르하르 주에서는 8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다쳤으며 북동부 누리스탄 주와 동부 쿠나르 주에서도 각각 2명, 3명이 사망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파키스탄 일간 돈(DAWN) 인터넷 판은 파키스탄 곳곳에서 건물이 무너져 특히 페샤와르 등 키베르 파크툰크와 주에서만 96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동부 펀자브 주에서도 5명이 숨졌으며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길기트 발리티스탄 주에서도 모두 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파키스탄 스와트 지역의 사이두 샤리프 티칭 병원에는 190여명의 부상자가 왔고, 페샤와르 레이디 리딩 병원에도 100명 이상의 부상자가 왔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dpa 통신은 파키스탄 일부지역에서 산사태도 났으며 여러 곳에서 정전이 됐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진 피해지역에 군대를 급파, 피해상황 파악과 구호에 나서고 있다.
26일 아프간 카불에서 주민들이 지진으로 부서진 건물 잔해를 치우고 있다.(AFP=연합뉴스) 인도는 인명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잠무-카슈미르 주도 스리나가르에서 전선과 전화가 일부 끊어졌다고 NDTV는 전했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도 사고 예방 차원에서 15분간 지하철 운행을 중단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 인도 주재 한국 대사관은 각각 교민 피해상황 파악에 나섰으며 지금까지 우리 교민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UGSG 자료에 따르면 아프간을 진원으로 규모 7.5 이상의 지진이 난 것은 1949년 이후 66년만이다. 파키스탄에서는 2005년 10월 북서부 지역에 규모 7.6의 강진이 나 7만5천여명이 사망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지진은 4월말 9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규모 7.8의 네팔 지진이 난 지 6개월만에 발생해 두 지진이 관련됐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함께 재직하는 장-필립 아부아 교수는 지난 8월 사이언스 등에 발표한 논문에서 네팔 지진 때 지하에 남은 응력(應力·외부 힘을 받아 원래대로 되돌아가려는 힘)이 서쪽으로 이동했다며 네팔 서부와 인도 북부의 지진 위험이 커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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