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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꺾기'·'10개월 계약직'…'불량 일자리'에 피멍드는 청년들

이름 정혜빈 등록일 15.10.24 조회수 11045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최저임금 인상, 실업급여 기간 확대 등 일자리 질 개선 선순환 만들어야]
#"출·퇴근 할때마다 카드를 찍어요. 그런데 출근 시간에 카드를 찍기 전에 홀 청소를 반드시 해야돼요. 퇴근 카드를 찍은 후에도 청소를 해야하거나 일 시키는 경우가 많죠. 그 시간에는 시급이 나오지 않아요. 일하기로 정해진 시간에 갑자기 퇴근 시키는 일도 있었고요." (대기업계열 패스트푸드점 노동자 A씨(24세))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1년동안 했는데 매니저가 '일하면서 배고프니 얼마든지 폐기 음식을 먹어도 된다'고 말했는데, 아르바이트비 받으면서 최저임금 이야기를 했더니 매니저가 'CCTV에 음식을 가져가는 장면이 찍혀 있다'면서 절도죄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더라고요. (편의점 노동자 B씨(23세))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출퇴근시간 꺾기' '10개월짜리 계약직', '최저임금 미달', '임금체불', '수당 미지급'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23일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청년유니온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공기업 등에서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지만 대부분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인턴의 경우 채용공고의 절반 이상이 임금·담당업무·정규직 전환조건 등 기초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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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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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청년층(만 15세~29세) 인구 중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노동시장에서 제외돼 있으며,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년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 163만3000명이다.

이 중 취업관련 시험준비를 하거나 취업활동을 하는 인구가 43.8%에 달하지만 이들이 경험하는 첫 일자리는 1년 이하 계약직이거나 일시근로 형태의 일자리를 얻는 경우가 대부분(42.6%)이었다. 이들의 가장 높은 비중의 퇴직사유 또한 근로여건 불만족(37.8%)이다.

이 같은 사정은 롯데 같은 대기업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외식·유통·관광 등을 주력업종으로 하는 롯데그룹 소속 대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은 47.5%에 달한다. 전체 12만1457명의 직원 중 5만7641명이 비정규직 노동자다.

청년유니온이 지난 15일~20일까지 5일간 총 207개의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롯데그룹 서비스부문에서 새롭게 나오는 일자리는 평균 시급 5900원, 평균 월급 103만500원의 저임금 일자리였다. 주당 근무시간 또한 평균 34시간에 머무르는 단시간(파트타임) 일자리로 나타났다. 가장 평균 시급이 높은 관광 부문의 사업장은 전일제 일자리(주당 40시간)의 경우에도 평균 월급이 130만원 수준이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취업포털 등에 게시된 매출 상위 200대 기업(2014년 기준, 대한상공회의소)의 채용공고 167건과 주요 공공기관 인턴 채용공고 100건을 분석한 결과, 267건 중 55.5%(148건)가 정확한 임금을 명시하지 않았으며, 58.1%(155건)는 세부업무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정규직 전환 조건을 명시한 기업 중에선 단 7%(6건)만이 정규직 전환 예정인원을 지원자들에게 사전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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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고용 근로감독 강화 등으로 청년층이 진입하는 첫 일자리를 '안 좋은' 일자리에서 '괜찮은' 일자리로 변화시키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대기업의 경우도 퇴직금을 회피하기 위한 명목으로 10개월 단기계약을 관행적으로 하거나 쉽게 해고하기 위해 일일근로계약을 남용하는 등 채용과정에 비합리적이며 부당한 요소가 많았다"며 "현장의 노동현실이 열악하다면 청년고용확대는 별 의미가 없다.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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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박계현 기자 unmblu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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