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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짜리 딸이 69살 할머니가 되어 아버지에게 큰절

이름 정혜빈 등록일 15.10.24 조회수 11176

 

72년 납북어부, 모친상봉 이산상봉 2차 상봉 시작…65년 만의 재회에 '눈물'
'고추팔아 꽃신을 사주마'라는 말을 4살, 7살된 딸에게 남긴채 65년전 추석날 밤 고향(황해도 장연군)을 떠났던 구상연(98) 할아버지가 딸들의 큰 절(사진)을 받았다.

아버지에게 큰 절을 올린 한복차림의 딸들은 구송옥(72) 선옥(69)씨로 할머니였지만 구상연 할아버지 눈에는 마냥 철없던 꼬맹이에 불과했다.

24일 오후 3시30분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제20차 남북이산가족상봉행사 2차 상봉 첫날 단체상봉에서 구상연 할아버지는 꿈에도 그리던 두딸을 만났다.

"아버지 내가 큰딸 송옥입니다" 어느듯 일흔을 넘긴 할머니가 된 큰딸 구송옥(가운데)씨가 아버지 구상연씨에게 동생 선옥씨와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두 딸은 휠체어를 타고 온 아버지에게 큰 절을 한 뒤 "내가 바로 송옥" "선옥"이라고 큰 소리로 알렸다.

아버지는 차마 말을 잊지 못하고 그저 "어" "어"할 뿐이었다.

구 할아버지는 1950년 9월 26일, 추석날 밤 황해도 월장에 있는 탄광으로 잠시 일하러 갔다 온다며 집을 나섰다.

구 할아버지는 "월장 광산에 간다고 오후 4시까지 월장 항에 집결하라고 했다, 그게 인민군 모집이었다"며 "그때 4살짜리 둘째가 '아빠 또 와'하고 3번을 반복한 것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했다.

구 할아버지는 "꽃신을 사주마 약속을 지키지 못해 너무 가슴이 아팠는데 이제 지키게 됐다"고 했다.

고령의 상연씨는 건강이 좋지 않지만 아들 형서(42),강서(40)씨의 도움을 받아 꽃신을 들고 휠체어편으로 금강산에 왔다.

지난 1972년 12월 납북된 오대양62호 선원 정건목(64)씨가 43년만에 만난 남쪽의 어머니 이복순(88)씨의 눈물을 닦아주며 울음을 삼키고 있다.
이날 2차 상봉 첫일정인 단체상봉에선 상봉을 신청한 남측 90가족 254명이 북측 가족 188명을 만났다.

대부분 한국전쟁으로 남북으로 헤어졌지만 남측 어머니가 1972년 12월 28일 납북된 '오대양 62호'에 탔던 아들을 만났다.

오대양호 선원 정건목씨(64)는 이날 남에서 온 어머니 이복순씨(88)와 누나 정정매씨(66), 여동생 정정향씨(54)를 만났다.

쌍끌이어선 오대양 62호는 '오대양 61호'와 함께 서해에서 조업하다 북한 경비정에 나포돼 끌려갔다.

선원 25명 전원이 납북됐으며 선원들의 생사 여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건목씨도 이번 상봉을 위해 생사확인을 할 때까지 소식을 알 수 없었다 .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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