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토론부

기전여고 사회토론부 A.O(Approve Opposite) 의 홈페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A.O는 정치, 경제, 문화, 방송, 환경 등 다방면에서의 사회적 이슈에 관한 주제로 논의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입니다.

자꾸 생기는 싱크홀, 불안하다

이름 양수연 등록일 14.08.23 조회수 10243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인근 도로에서 또다시 갑작스런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일어났다.
 5일 낮 12시20분께 서울 송파구 송파동 지하철 8호선 석촌역 부근 도로에 가로 2.5m, 세로 8m 크기의 싱크홀이 생겼다. 깊이는 5m 정도다. 경찰이 인근 도로 교통을 전면 통제한 데 이어 시공사인 삼성물산 소속 작업인원 20명이 투입돼 복구작업을 벌였다. 싱크홀은 덤프트럭 11대 분량의 토사로 되메웠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현장 설명회에서 “지면 10m 아래 하수도 박스 내에서 결함을 발견했다. 상수관과 하수도 박스 아래쪽에선 지하철 터널 공사가 진행됐는데, 정확한 원인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제2롯데월드 공사로 주변 지하수가 유출되면서 지반이 약해져 싱크홀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싱크홀이 발생한 장소는 제2롯데월드와 직선거리로 1㎞ 정도 떨어져 있다.
 앞서 서울시는 자문단 회의를 통해 “석촌호수의 유량 감소가 제2롯데월드와 관련이 있으며, 제2롯데월드가 지반 침하 위험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2롯데월드 공사 시작 이후 석촌호수의 물 15만t이 사라졌고,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 쪽으로 유출되는 지하수는 하루 450t가량이다.
 잠실 일대에선 최근 싱크홀 5개가 연달아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서울시는 전문가 합동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기용 기자, <한겨레> 2014-08-05, 기사


롯데 “월드타워와 싱크홀·석촌호수 수위 저하는 무관”

대한민국의 랜드마크가 될 123층, 높이 555m의 롯데월드타워는 최고 수준의 안전기술로 완성하고 있습니다.“
 롯데건설이 6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 현장에서 진행한 출입기자 설명회와 현장투어는 그동안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우려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성격이 강했다.
 마침, 하루 전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깊이 5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뒤여서 기자들도 주변 지반침하등 안전과 관련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롯데건설 석희철 건축사업본부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발생한 싱크홀의 원인은 서울시와 송파구가 아직 조사하고 있어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싱크홀이 우리 현장에서 1㎞나 떨어져 있어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인제대 박재현 교수도 ”상·하수관 문제, 지하철 9호선 공사, 석촌호수 등 지하수 흐름 문제 등 3가지 가능성에 대해 정확한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꼭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롯데 현장과의 관계는 빈약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롯데 측은 공사현장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싱크홀과 석촌호수의 수위 저하 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원인을 밝히고자 3개 기관에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라며 결과가 나오면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롯데는 최근 방이동 먹자골목과 방산초교 인근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노후화한 하수관이 파손돼 생긴 것이라는 서울시의 발표를 소개하며 롯데월드 타워 공사와 무관함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석촌호수의 수위가 인근 지하수보다 2m 정도 높아 물이 끊임없이 주변 토사층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지하수 교란 현상’도 없다고 주장했다.
 롯데월드타워의 지반이 파쇄층이어서 불안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전문가의 입을 빌려 ‘문제없다’는 답을 내놨다.
 설계에 참여한 영국의 구조설계 컨설팅전문업체 아룹(Arup)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는 콘크리트로 방석을 까는 듯한 매트(mat) 공사를 하고 직경 1m, 길이 30m짜리 철근파일 108개 박아 튼튼한 기초를 만들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의 지반보다도 견고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롯데 측은 올해 6월 9일 서울시에 저층부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교통대책 등의 보완을 요구하며 이달 18일까지 보완책을 제출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서울시가 지적한 부분에 대한 보완책 마련을 거의 마친 상태“라며 ”안전과 교통대책 등 시민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계속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했던 사람과 소원해지고, 새로운 사랑을 찾으며, 탐욕 속에서 화려함을 찾던 사람들, 그리고 순수함을 간직하며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던 젊은이가 순식간에 기념비적인 고층건물과 함께 땅 속으로 사라졌다. 아무런 사전징후도 없었다. 초고층건물을 통째로 삼킬만한 지하공동이 생긴 것이다. 그것도 서울 한 복판에서 말이다. 정부는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를 싱크홀로판단하였다.
 물론 위의 내용은 실제 일어났던 일이 아니다. 상상할 수 없는 자연재난 중에 인간의 심리와 이와 연관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는 소설의 요약이다. 그러나 허무맹랑한 배경은 아니다. 만약 곤히 잠을 자고 있는데 순식간에 집이 없어진다면, 고속 주행 중에 있는 차가 지중으로 갑자기 사라진다면, 걷고 있는 도중에 땅이 꺼져서 사람이 사라진다면 얼마나 당황스러울 것인가. 이것은 상상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최근 몇 년간 세계 도처에서 발생한 실제 상황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과케말라시의 싱크홀은 도심지 내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으로서 직경 25m, 깊이 45m 정도의 지하공간이 갑자기 발생하여 건물이 매몰되고 1명이 희생되었다.
 싱크홀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용해성 암반인 석회암과 같이 카르스트 지형에서 발생하는 것을 돌리네(doline)라고 한다. 용해될 수 있는 성질의 암반으로는 석고(gypsum), 백운암(dolomite), 백악(chalk) 등의 탄산염 암반과 암염 등이 있다. 또한sink, shake hole, swallow hole, swallet, cockpit 등의 영문명으로도 표현된다. 바다에서 형성되어 색조가 파란색을 뛴다고 해서 블루홀이라고도 한다. 유카탄반도 근처에서 형성되는 싱크홀은 cenote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천갱과 지봉이라고 불린다. (…) 싱크홀을 좀더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지반침하의 한 현상이다. 지중에 자연적 또는 인위적인 공간이 형성된다면 중력방향으로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상부 지반이 하향 이동하여 지표가 치하 또는 함몰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와 같은 공간이 형성되는 자연적 요인으로 암반의 용해, 침식 등을 들 수 있고, 인위적 요인으로는 지하수위 변동, 채굴, 지하굴착 공사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
 우리나라는 석회암을 기반암으로 하는 면접이 전국토의 7% 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5%가 남한테 분포하고 있다. 주로 강원북부와 충청북도 북부에 집중적으로 분포되며, 전남 무안 지역에서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옛 지명을 고찰해 보면 단양지역의 못밭(못밭), 삼척지역의 움밭(움밭) 등은 석회암 돌리네에 형성된 경작지로서 배수가 잘되는 특징이 있다. 함몰된 공간에 중력에 의해 토사가 퇴적된 지층이므로 느슨하며 배수가 잘 되는 토질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지역 지명에 싱크홀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때 해당지역은 과거로부터 싱크홀이 형성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2000년 1월에 무안읍에서 직경 8m, 깊이 13m 가량의 싱크홀이 밟생하여 건물이 매몰된 바 있다. 이 지역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싱크홀이 발생한 지역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함평군 엄다면부터 무안군 청계면까지 폭 1km의 석회암층이 불규칙하게 분포하고 있다. 2012년까지 무안군 성내리, 성남리, 교촌리 일대 10.2ha를 대상으로 264억원을 투입하여 주입공법 위주의 보강공사가 진행되었다. (…)
 세계 대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지하수 과다 사용에 따른 지반침하고 싱크홀을 유발할 수 있따. 서울, 부산, 대구, 목포 등의 대도시에서 지하수 사용에 따른 지하수위 문제가 심각하게 보도된 바 있다. 물론 앞서 설명한 요인보다는 속도면에서 완만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피해의 심각성은 덜할 수가 있다. 그러나 대형건물이나 지하철과 같이 지중에서 지하수를 계속유출시키는 상황으로 비추어 볼 때 우리나라 대도시도 지하수위 저하에 따른 지반침하 문제가 심각해 질수 있다. 또한 대도시의 상하수도 관로는 이미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있고, 교체 및 신설에 상당한 시간과 예산이 요구되므로 단기적으로 안전한 조건을 갖추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현재 사회안전 분야의 세계적인 화두는 기후변화이다. 막연한 개념의 자연현상이 아니라 설계 개념상 구체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제한조건이 되고 있다. 다수 수력댐의 비상 여수로가 새로 건설되고, 하수관경에 대한 홍수량 기준이 상향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해수면 상승에 따른 대처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이 불편한 진실로 인해 그야말로 예측불가능한 현실에 처해져 있는 것이다.
 지진 발생이 그러하듯이 감지될 수 없는 변화가 내부적으로 에너지가 축적되면서, 어느 한계에 도달하면 축적된 에너지가 일시에 분출되는 현상 중에 하나가 싱크홀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앞서 설명한 싱크홀은 대부분 아무런 전조현상 없이 발생하고 있다. 자연조건에 의해서든 인위적인 행위에 의해서든 싱크홀이 발생한 후에 인식하기보다는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조건을 분석하여 분류할 필요가 있다.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는 발생 가능성을 정량화하고, 이에 적절한 대처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싱크홀은 지질적인 요인, 광해요인, 노후 관로 유지관리, 지하수위변동 및 지하굴착 공사로 인한 주변지반 공동화 등의 요인으로 구분된다. 앞서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사회적 여파가 상당하다. 이제는 우리도 싱크홀을 재난으로 인식하고,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거동, 조사기법 및 예방기법을 선진국 수준으로 체계화하여야 할 것이다.
조성하 ㈜다산이엔지 전무이사, <재난안전> 제15권 2호

이전글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다음글 친일파가 뭐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