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1차모임’ 보안이유로 해산…이틀뒤 재소집
“보스턴 테러 압력밥솥 폭탄 매뉴얼 떴다 발언도”
내란➊음모·선동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이 의원이 이끄는 ‘아르오’(RO·일명 산악회)의 조직원들은 ‘조직
가입식에서 단체강령을 구두로 하달받고, 그 실현을 결의함으로써 폭력적 방법에 의한 사회주의 혁명의 목적을 단체 가입 시부터 공유’하고, 국회를
‘사회주의혁명투쟁의 교두보’로 삼았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국회를 혁명투쟁의 교두보로” 정부가 2일 국회에 제출한 이 의원
체포동의안을 보면, 이 의원은 ‘이석기 5월 모임’에서 아르오 조직원들에게 “(조직원들의) 직장이나 활동 장소를 제국주의 상대 전쟁의 최전방의
초소로, 아르오 조직원들의 국회의원 당선은 교두보 확보라고 표현했다.” 앞서 2012년 3월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킨스타워’에서 열린
모임에서도 관련 발언이 나왔다. 이 의원을 진보당 비례대표 앞번호로 올려 국회에 진출시키자는 결의를 다지기 위한 이 모임에서, 한 참석자는
“(이석기 선배님께서) ‘이전에는 바깥 외곽에서 계급투쟁을 해서 국회를 압박했다면, 당면의 목표는 국회에서 벌어질 거다. 거기가 최전선이 될
거다’라고 얘기했다”고 이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국정원은 “실제 아르오 조직원 가운데 이석기와 조직원 ○○○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또다른) 조직원 ○○○은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의원으로 활동을시작했다”고 밝혀, 진보당 현역의원 3명이 아르오 조직원이라고 명시했다.
국정원은 또 이 의원의 보좌관인 우위영 전 진보당 대변인 등 6명이 의원 보좌관이나 비서로 의정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아르오는
국회를 남한 사회주의 혁명의 교두보로 인식하고, 통합진보당에 침투해 정치적 합법 공간을 확보한 뒤 이석기를 비롯한 조직원들을 국회에
입성시킴으로써 헌법기구에서 혁명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월에 두 차례 모임 열어 전쟁준비 지시 국정원은 이
의원이 지난 3월 초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한반도 위기 상황이 고조되자 전쟁이 임박했다고 판단해 조직원들에게 △비상시국에
연대조직 신속 구축 △대중을 동원해 광우병 사태처럼 선전전 실시 △ 미군기지, 특히 레이더 기지나 전기시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정보 수집 등
‘전쟁 대비 3대 지침’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5월9일 지역책을 통해 전체 조직원 소집령을 내려, 10일 밤 10시에 경기도
광주시의 ‘곤지암 청소년수련원’에 조직원 130여명을 집결시켰다. 하지만 그는 일부 조직원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참석한데다 보안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연설 시작 10여분만에 모임을 해산하면서 “소집령이 떨어지면 정말 바람처럼 와서 순식간에 오시라. 그게 현 정세가 요구하는 우리의
생활태도이자 사업작풍이고 당내 전쟁 기풍➋을 준비하는 데 대한 현실 문제라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처럼 10일의 1차
모임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자, 이의원은 이틀 뒤 소집령을 내려 12일 밤 10시 서울 마포구의 한 종교시설에 조직원 130여명을 다시 집결시켜
“전쟁 상황에 대비한 물질적·기술적 준비를 신속히 갖추라” 고 지시했다. 이날 모임에서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구속)은 “북한의 전쟁상황 조성
시 유류➌저장고·철도·통신시설 등 국가기간시설에 대한 타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평택 유류저장고, 철도 통제 시설, 혜화 및 분당 전화국 등의
파괴 등을 물질적·기술적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아울러 ‘인명살상➍’을 위해 장난감 총기를 살상용으로 개조하는 방법, 인터넷을 통한 사제폭탄
제조법 습득, 무기고나 화학약품 저장고 소재 파악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중서부지역 조직원들의 토론에서는 “저격을 위해 총을 준비해야
한다”, “주요 시설을 마비시키려면 첨단기술이나 해킹기술 등이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토론이 끝난 뒤 이 의원은
마무리발언에서 “보스턴 테러에 쓰였던 이른바 압력밥솥에 의한 사제폭탄 매뉴얼 공식도 (인터넷에) 떴다”며 조직원들에게 구체적인 준비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석기 의원집에서 도청탐지기 등 압수 체포동의안에는 이 의원과 아르오 조직원들이 2012년 3월8일, 5월3일,
6월21일, 8월10일 등 4차례 모임을 통해 반국가단체 활동 찬양·동조를 한 혐의도 제시돼 있다. 이 모임에서 이 의원과 조직원들은
이적표현물로 판결난 ‘혁명동지가’를 부르고, 특히 8월10일 모임에선 이의원이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강연을 하고, 참석자들이 ‘적기가’를 함께
부른 것으로 나타나 있다. (…)
-출처 아하!한겨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