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TH OF BOOKS
BOB
책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닌 비판적인 시각으로,
긍정적인 시각으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또 다른
시각으로 느끼고 나누는 독서토론 동아리입니다.
2019 문학기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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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정혜준 | 등록일 | 19.05.29 | 조회수 | 116 |
동아리 부기장이라는 나름 큰 역할을 맡고 나서의 행사가 바로 문학 기행이었다. 작년에는 기행이라기 보다는 캠프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서 이번 문학 기행이 더 기대됐다. 아쉽게 하룻밤 자고 오는 것과 모든 동아리 친구들이 참여하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나름 즐겁게 다녀올 수 있었다. 전라북도 문학관에 미리 연락하고, 친구들에게 연락하며 점심 코스를 짜거나 간식을 준비하는 등의 활동도 동아리에 보탬이 된다는 마음에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전라북도 문학관이었다. 할머니 댁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도 처음 보는 곳이었다. 한산한 느낌이 들었지만 나름 시설도 잘 되어있었고 멀끔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감탄했던 건 백제의 정읍사같은 고전 문학부터 현대 문학까지 정리가 잘 되어있었던 것이었다. 전라북도 문학관에서는 내가 미처 몰랐던 이병훈, 조두현, 유기수같은 생소한 현대문학 작가도 알 수 있었고, 역사 교과서에서 봤던 신경준과 서동요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복습 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멋진 곳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금 마음이 아팠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남원 혼불 문학관으로 출발했다. 중학교 때 전주의 최명희 문학관에는 가본 적이 있어서 혼불 문학관은 과연 어떤 곳일지 궁금했다. 도착하고 나서는 선선한 바람과 높은 닭벼슬 봉우리, 청호지 저수지를 만났다. 혼불이란 사람의 혼을 뜻하는데, 평소 국어사전을 들고 다니며 아꼈다는 최명희 작가님이 새로 지은 단어라고 했다. 또 혼불의 배경지인 전라북도, 특히 전주와 남원에 대한 역사적 사실도 들을 수 있었다. 소설 혼불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남원 지방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인데, 그때 당시의 농촌의 현실과 여러 사람들의 인간관계, 한 인간의 신념을 잘 표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혼불 문학관 안에는 최명희 작가님의 일대기와 혼불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최명희 작가님은 비록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열심히 글을 쓰셨고 마침내 혼불이라는 대하소설을 쓰셨는데, 이러한 모습이 멋져 보였고 그 끈기와 인내심이 너무나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최명희 작가님도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하셨다고 들었다. 내가 희망하는 대학교와 같은 곳이라서 왠지 모를 소속감과 존경심을 느꼈다. 또한 미처 읽지 못해서 혼불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는데, 문학관 안의 재현 모습과 나레이터 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나도 소설 속에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최명희 작가님이 혼불을 쓰시면서,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았다." 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자신의 삶을 바쳐 우리 민족의 진정한 혼에 대해서 쓰면서 하신 말씀이다.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혼불과 최명희라는 존재에 빠져들고 말았다. 혼불 문학관에서 본 작은 시험을 마치고 서도역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서도역은 혼불의 배경이면서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기차 레일과 왠지모를 고전미가 느껴지는 오래된 나무 냄새가 인상깊었다. 아쉽기도 하고 즐겁기도 한 문학기행을 마치면서, 나는 혼불이라는 문학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느끼게 되었다. 더불어 혼불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다움이 담긴 다양한 문학과 그 보존성에 대한 중요성도 알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생긴다면, 더 많은 곳을 둘러보고 우리나라의 고유 문학과 그 속에 담긴 진정한 ‘혼’을 발견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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