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마음까지 소곤소곤 들려주는 선생님 이야기!
선생님은 시험도 안 보고 문제만 내니 얼마나 좋을까? 어려운 공부도 척척 가르쳐 주는 선생님도 따로 공부를 할까? 선생님은 어렸을 때 모범생이었을까? 선생님은 방학 때 무엇을 할까, 숙제도 없으니 실컷 놀겠지? 아이들 마음을 몰라 애태울 때는 어떻게 할까? 선생님도 학교에 가기 싫은 날이 있을까?........
아이들은 날마다 학교에서 선생님을 만납니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어떤 일을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자세히 알기는 어렵지요. 묻기도 어렵습니다. [얘들아, 학교 가자!]는 선생님이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학교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물론, 선생님의 고민과 속마음까지 들려주는 책입니다. 삼십 년 가까이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온 현직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겪고 깨달은 일들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육성이 느껴지는 작가의 생생한 글과 화가의 천진하고 활달한 그림이 살아 있는 학교 이야기, 선생님과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은 여러 과목을 가르치기 때문에 공부할 것도 아주 많습니다. 학교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일이 많고 힘들어도,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선생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소홀할 수 없습니다. 토라진 아이의 마음을 읽는 일, 바른 식습관을 가르치는 일,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일, 다양한 학습 방법으로 여러 감각을 자극하는 일에 마음을 씁니다. 글쓴이 강승숙은 실제로 아이들 마음의 키를 키우는 일에 열성을 다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날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있으면 그에 맞는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소통을 합니다. 함께 뜨개질을 하면서 집중력을 키워 주기도 하지요. ‘점심 나들이’라는 특별한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한 반에 아이들이 많아서 따로 다정한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워 점심시간을 쪼개 선생님과 아이,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가지는 거예요. 아이들은 선생님 손을 잡고 걸으며 비밀 이야기도 합니다. 방학에는 손으로 쓴 편지를 아이들과 주고받습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 교육을 정성껏 합니다.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힘을 길러 주기 위해서입니다. 방법은 다를지 몰라도 많은 선생님들이 강 선생님과 같은 마음으로 이렇게 애쓰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하는 일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소중한 추억을 주기도 하고, 잊지 못할 깨달음을 주기도 하니까요. 강승숙 선생님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이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즐거워하는 모든 장면들을 함께 읽다 보면 선생님 속마음까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쑥쑥 자라도록 응원하고 돕는 어른, 믿음직하고 고마운 이웃을 소개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본문 뒤에 있는 부록 페이지에서는 선생님의 특별한 일기장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느낀 점, 아이들의 변화, 아이와 상담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글쓴이가 꾸준히 쓰고 있는 그림일기도 담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특별한 교실들과 아이들을 돌보는 어른들도 소개합니다.
얘들아, 선생님도 너희와 함께 자란단다!
나는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내일은 새 학기 첫날입니다. 칠 년째 아이들을 맞이하는데도 여전히 떨립니다. 새 교실을 쓸고, 닦고, 꾸미고, 정리하느라 바쁩니다. 칠판에 큼직하게 인사도 적었습니다. “안녕? 선생님 이름은 오영경입니다. 반가워요. 오늘은 앉고 싶은 자리에 앉으세요.” 새 교실에 들어와서 어디에 앉아야 할지 어리둥절할지도 모르니까요. 드디어 새 학년 첫날. 일찍 교실에 와서 아이들 맞을 준비를 합니다. 아이들이 옵니다. 아이들은 수줍은지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나를 흘끔흘끔 봅니다. 내가 어떤 선생님인지 살피고 있는지도 몰라요. 어제 저녁 곰곰 생각해서 준비한 첫 만남 인사를 합니다. 저마다 좋아하는 것 세 가지를 말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재미나게 자기를 소개했어요. 그런데 재민이는 절대로 안 하겠대요. 무슨 일일까요? 화를 내야 할지 참아야할지 고민하다가 다른 아이들까지 움츠러들까 봐 참기로 합니다. 하루 내내 마음이 무거웠어요.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난 뒤, 옆 반 강 선생님한테 도움을 구합니다. 강 선생님은 아이들을 오래 가르쳐서 학교 일이나 아이들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알고 있어요. 다음 날 나는 강 선생님이 가르쳐 준 비법대로 재민이한테 솔직하게 물었습니다. 우리는 둘만의 대화를 나누었어요. 그러고 나서 수업 시간에 쌓기 나무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재민이가 갑자기 손을 들었어요. “선생님, 어제 한 자기소개 지금 해도 돼요?” 재민이가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나는 우리 반 아이들과 즐겁게 공부합니다. 아이들이 집에 가고 난 뒤에는 나 혼자 공부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머리에 쏙쏙 들어가고, 가슴에 새겨지는 수업이 될 수 있을까 연구하는 거예요. 아,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회의도 하지요. 점심시간에는 급식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어요. 밥 먹으랴, 아이들 타이르랴 정신이 하나도 없지요. 밥을 먹고 나면 우리 반 아이들 한 명씩 나와 짝꿍이 되어 학교 나들이를 해요. 우리 반 아이들이 제법 많아서 따로 이야기하기는 힘들거든요. 그래서 나들이 시간에 단둘이 다정하게 이야기해요. 비밀 이야기도 한답니다. 한 방향씩 나누어 아이들이 사는 동네까지 바래다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사는 동네에는 어떤 나무가 있는지, 길이 위험하지는 않는지 살핍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떠올리며 자그마한 어린이날 선물도 준비해요. 우리 반 개구쟁이들을 한숨짓게 하는 시험 문제도 만들지요. 점수와 등수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하지 않는 재미있는 시험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한 학기가 끝나면 우리 반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학급 잔치도 엽니다. 아, 우리 반은 아주 특별한 방학 숙제도 있어요. 궁금하지요? 선생님은 방학 때라고 마냥 쉴 수도 없어요. 선생님들끼리 모여 공부도 하고 시험도 봅니다.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한 학기를 지내고 나면 아이들이 부쩍 자랍니다. 방학을 마치고 햇빛에 그을린 시커먼 얼굴로 시끌벅적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함이 가슴에 가득 찹니다.
아이처럼 개구지고, 선생님처럼 섬세한 그림
책을 펼치면 선생님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아이들이 새 학년 첫날을 앞두고 내내 우리 선생님은 누구일까? 나를 좋아하실까? 무섭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을 독자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친절하게 칠판에 인사를 적어 두는 선생님이라면 걱정 없습니다. 아이들 마음을 읽고 어루만지는 선생님일 거예요. 다음 장을 열면 아이들 맞을 준비로 부산한 다정한 얼굴의 오영경 선생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강승숙 선생님이 쓴, 오영경 선생님과 2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가 신민재 작가의 그림을 통해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완성되었습니다. 신민재 작가는 재료에도 구도에도 갇힌 바 없이 활달하고 자유롭게 선생님과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표현했습니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그림으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다양한 오브제와 생기 넘치는 색감, 재치 있는 구성으로 익숙한 학교와 교실을 이야기 가득한 공간으로 만든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책입니다. 아이들 그림처럼 개구지고 해맑은 그림으로 운동장의 웃음소리, 소란스러운 발소리, 신 나는 학급잔치 노랫소리까지 모두 살렸습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들을 정답게 그려 내어 아이들과 선생님의 학교생활을 생생하게 전해 줍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선생님 사이에 흐르는 긴장, 뉘엿뉘엿 해가 저무는 시간에 수업 준비에 집중하는 선생님의 조용한 시간, 왁자지껄한 급식실의 소란스러움, 나들이 시간에 꼭 잡은 선생님과 아이의 손에서 느껴지는 다정함까지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천진한 그림으로 세련되게 완성한 그림책입니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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