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려도 괜찮아! 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가 전하는 느림의 가치!
*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면, 세상이 새록새록 더 아름다워진다! 달팽이들은 이웃 보리밭으로 소풍을 다녀오는 데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뽕잎 김밥 싸는 데만 사흘이 걸렸어요. 자연을 관찰하고 휴식하기 위해 야외로 나가는 소풍. 풀잎 하나, 바람 한 점 천천히 맛보고 즐기면 새록새록 세상이 더 가까이, 소중하게 다가오겠지요? 자연에는 일정한 리듬이 있습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서 그 리듬을 따라야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지요. 그런데 우리는 남보다 앞서기 위해, 남에게 뒤처지지 않으려 밤낮없이 바쁘게 생활합니다. 정말 가장 빠른 길이 가장 좋은 길일까요? 자연의 리듬에 따라 천천히, 차근차근 삶을 완성해 나가는 달팽이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여유를 즐겨 보세요. 이 책은 쉽고 간결한 우화적 이야기에 놀라운 깊이의 시적 성찰을 절묘하게 담고 있습니다. 내면의 소리, 자연의 소리를 전하는 ‘느림.’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면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잊었던 소중한 것들이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더욱 세세히 보면 마음은 더욱 풍족해집니다.
* 너와 나를 닮은 달팽이가 전하는 긍정 에너지! 몸집이 작고 움직임이 느린 달팽이. 그렇다 보니 온몸을 움직여 전속력으로 뛰어도 나아간 거리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화장실을 코앞에 두고도 그만 오줌을 싸고 말지요. 그래도 달팽이는 친구들과 함께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작고 느려서 더 많은 삶의 무게를 짊어진 듯한 달팽이. 어쩌면 거대한 세상 앞에서 초라해지는 우리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어른에게도 어린이에게도 다가온 오늘은 늘 처음입니다. 낯설어서, 서툴러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요. 그러기에 작은 몸으로 느릿느릿 움직이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달팽이의 굳은 의지와 삶의 태도가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달팽이 학교 이야기는 무엇보다 명랑 발랄한 웃음 코드 덕분에 쉽게 읽히지만, 그 속에 담긴 성찰과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울림을 줍니다. 달팽이를 통해 우리의 인생 이야기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유쾌한 감동이 누구에게라도 마음의 힘을 키우는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할 겁니다.
* 시가 어떻게 시 그림책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싱그러운 햇살, 푸른 나뭇잎, 하늘하늘 날리는 보리밭. 주리 화가는 달팽이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 학교의 모습을 특유의 섬세함과 색감으로 아름답게 살려냈습니다. 귀여운 자부심이 느껴지는 주인공 달팽이는 어떤가요? 눈과 입으로 표정을 살리고, 등껍질에 무늬와 색을 입혀 저마다의 특징을 살렸습니다. 까만 밤에서 낮으로의 변화, 붉은 꽃에서 푸른 초록 잎으로의 변화. ‘느릿느릿’, ‘모두 모두’ 중간중간 시간의 흐름을 절묘하게 표현한 그림들은 시를 읽다 보면 저절로 느껴지는 운율의 맛을 더욱더 높였습니다. 이렇게 절로 감탄이 쏟아지는 실감 나는 그림 안에는 자연과 사람, 동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화가의 따스한 생각과 해석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그 속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누려 보세요. 자연과 생물과 더불어 사는 우리의 삶을 조금씩 이해하게 될 겁니다.
느려도 달팽이는 자기 길을 가고, 자기답게 산다 시 그림책 《달팽이 학교》를 읽고
-엄혜숙
보통 달팽이를 생각하면, 느릿느릿 움직이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시인은 여기에 덧붙여 달팽이 학교를 떠올린다. 그 학교는 빨리 움직이는 걸 배우는 게 아니라 느릿느릿 움직이는 걸 배우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선생님이 학생들보다 더 많이 지각하고, 교장 선생님이 가장 늦는 게 아닐까. 시를 천천히 읽어 보면, ‘빨리 더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 사람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여겨진다. 달팽이처럼 ‘느리게 더 느리게!’ 더 느리게 살아도 아무 문제 없을 텐데, 우리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마치 운동 경기에 나간 선수들처럼 분초를 다투며 살아가고 있다. 이 시는 무엇보다도 관찰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달팽이는 지나간 흔적을 남긴다. 바닥에 허연 흔적을 남긴다. 이것을 시인은 오줌으로, 똥으로 표현했다. 동작이 너무 느리기 때문에 화장실이 바로 옆인데도 오줌을 싸고, 화장실 가는 동안에 복도에다 그만 똥을 싸는 달팽이들. 그렇지만 모두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런 달팽이를 놀리거나 하지 않는다. 소풍 갈 때 김밥 싸는 데 사흘 걸리고, 소풍 갔다 돌아오는 데 일주일이나 걸리는 달팽이 학교. 날마다 초치기 분치기로 사는 우리네 사람들의 삶과 견주어 보면 그야말로 파라다이스가 아닐 수 없다. 가장 느릿느릿 움직이는 교장 선생님은 마침내 학교 근처로 이사까지 한다. 그런데 이삿짐 싸는데 시간이 한 달이나 걸려 이사할 집 모양마저 바뀌고 만다. 그래도 교장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림책을 읽다 보면, 어쩐지 마음이 느긋해지고 평화로워진다. 이렇게 느릿느릿 살아도 좋은데, 충분한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화가는 화면에 초록을 가득 담아 달팽이가 지닌 느림의 미학을 표현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달팽이의 속도는 자신에게 최적화된 속도인 것을 초록 풀이며 나무, 빨강 노랑 보라 꽃들이 보여준다. 달팽이는 수염이 없지만, 의인화된 달팽이 교장 선생님은 수염이 있다. 이 수염을 보면, 어쩐지 정다워 보인다. 교장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모두 소풍에서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보물찾기를 하는 순진무구한 분이다. 진짜 아이 같은 분이다. 그림책을 읽으니 이런 생각이 든다. 정말, 이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교장 선생님이나 선생님들이 권위적이지 않고,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그런 세상. 누가 서툴러도 비웃지 않고 ‘저이는 저렇구나!’ 하고 인정하는 세상. 남보다 빠른 게 칭찬받는 게 아니라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속도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소수자가 절대 소외되지 않는 세상. 그림책 《달팽이 학교》를 보며 든 생각이었다. 느려도 달팽이는 자기 길을 가고, 자기답게 산다. 이 그림을 읽는 독자도 한숨 돌리며 느리게 사는 삶을 배웠으면 좋겠다. 출처_인터파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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