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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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4모둠 | 등록일 | 19.09.16 | 조회수 | 28 |
부안군 계화도에서는 백합을 ‘생합(生蛤)’이라고 부른다. 물 밖으로 나와도 한 달 넘게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계화도 사람들은 갯벌에서 잡아온 백합을 문지방 앞에 깔아두고 지나다닐 때마다 지그시 밟아주었는데, 이렇게 계속해서 자극을 주면 백합은 껍데기를 힘껏 닫으며 더 오래 살았단다. 덕분에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백합을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었다고. 지금은 간척사업 때문에 육지나 다름없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계화도는 섬이었기 때문에 배를 타고 뭍으로 나갈 때까지 백합을 싱싱하게 살려두기 위해 이런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이런 노하우가 생길 정도로 계화도 사람들은 오랜 세월 백합과 함께 살아왔다. 그 맛이 전복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백합은 탕이나 찜, 회, 구이 등 어떤 요리를 해도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수확량도 적어 전복보다 귀한 대접을 받았다. 특히 1970년대에는 전량을 일본으로 수출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맛조차 보기 어려웠는데, 백합 귀한 사정은 계화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비싼 값에 일본으로 수출을 하다 보니 정작 산지에서도 맛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귀한 백합을 적은 양으로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고, 그 때 마침 요리솜씨 좋기로 소문이 자자했던 마을의 한 처녀가 백합으로 죽을 끓여본 것이 계화도 백합죽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손맛 좋은 처녀의 백합죽은 백합과 쌀만으로 맛을 낸 것이 특징으로 여기에 약간의 참기름과 소금을 넣고 푹 끓여주면 백합 향이 진동하고 양까지 푸짐해졌다. 계화도 주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백합죽을 먹게 되었고, 입소문이 퍼져 근처 부안사람들까지 일부터 찾아와 먹고 가는 일이 잦아져, 백합죽은 계화도, 아니 부안을 대표하는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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