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는 저마다 빛나는 부분이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 빛나는 보석을 하나씩 품고 태어납니다. 사파이어는 사파이어대로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대로 루비는 루비대로 아름답듯, 아이들이 품은 보석도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지녔습니다. 그것이 가치가 있느니 없느니 하는 것은 그저 세상의 잣대일 뿐이지요. 그런데 이 보석은 아직 원석에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 관심과 사랑으로 알아봐 주고 칭찬과 격려로 갈고 닦아 주지 않으면 끝내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운 좋게 세상의 잣대에 맞는 보석을 품고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면, 제 빛을 내기까지 호된 성장통을 겪기 일쑤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치킨 마스크가 바로 그런 경우지요. 치킨 마스크는 자신감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는 아이입니다. 같은 반 친구 올빼미 마스크처럼 공부를 잘하는 것도, 햄스터 마스크처럼 손재주가 있는 것도, 장수풍뎅이 마스크처럼 씨름을 잘하는 것도, 개구리 마스크처럼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니 그럴 밖에요. 친구들의 빛나는 부분이 하나둘 눈에 들어올 때마다 치킨 마스크는 점점 더 주눅이 들어갑니다. 친구들한테는 적어도 하나씩은 있는 빛나는 부분이 저한테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급기야는 ‘나는 왜 나로 태어났을까? 내가 내가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 같은 애는 차라리 없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극단적인-그러나 보통 아이들이라면 한 번쯤 해 보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남의 빛나는 부분을 곁눈질 하지 마! 너의 빛나는 부분은 네 안에 있어.” 그때 치킨 마스크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평소 부러워마지 않던 마스크를 모두 써 볼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올빼미 마스크를 쓰니까 안 풀리던 수학 문제가 술술 잘도 풀립니다. 개구리 마스크를 쓰니까 노래하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해달 마스크를 쓰고 멋쟁이가 되는 것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치킨 마스크는 어떤 마스크도 선뜻 골라잡을 수가 없습니다. 치킨 마스크가 아니면 어떤 마스크가 되어야 할지 오히려 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내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을 밖에서 찾으니 그럴 밖에요.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가면’은 무척 매력적인 물건입니다. 한 번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보고 싶은 마음이 우리 안에 있는 까닭이겠지요. 작가는 이 점에 착안하여 아이들의 개성이나 장점, 재능을 가면에 빗대어 이야기를 꾸려 나갑니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우리 안에 있는 변신 욕구를 제대로 보여 주지요. 아이들에게도 이 대목은 매력적입니다. 치킨 마스크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볼 기회가 온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보게 하니까요. 그러고 나서 “그래도 내가 좋다!”고 말할 수 있다면 더 없이 행복한 일이겠지요.
아이들의 처진 어깨를 곧추세우는 마법 주문, “너는 너다운 게 가장 좋아!” 그러나 치킨 마스크를 일으켜 세운 것은 바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입니다. “치킨 마스크야, 다른 마스크가 되지 마!” 이 가느다란 목소리는 아무도 몰라주는 작은 꽃과 나무의 아름다움을 알아본 밝은 눈도, 남몰래 그들을 돌봐온 다정한 마음도 빛나는 개성이고 장점이며 재능이라고 치킨 마스크를 칭찬하고 격려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도 이런 칭찬과 격려가 아닌가 합니다. “너는 너다운 게 가장 좋아. 너를 너답게 하는 많은 것들 속에 네 빛나는 부분이 있을 거야.” 나직하지만 확신에 차서 말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아이들은 또 내일을 꿈꿀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며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 봐 온 작가가, 자신감과 자존감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담아 쓰고 그린 그림책입니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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