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아, 어디쯤 왔니? 어느 늦여름 아침, 산책에 나선 아이는 길에서 마주친 모든 것들에게 인사를 건네요. 동물들은 날이 추워지기 전 식량을 모으기 바쁘고, 새들은 남쪽 나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어요. 여름의 끝에 가장 화려한 색을 뽐내는 꽃들은 마지막 여름 햇살을 즐기고 있네요. 차가운 바람이 아이의 귀에 이제 스웨터와 목소리를 준비하라고 속삭여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순간을 아름답게 그린 책 일 년을 주기로 순환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은 매년 겪어도 놀랍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곳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뜨겁던 햇살이 어느 순간 사그라지고, 밤마다 시끄럽게 울던 풀벌레 소리가 작아지며, 해가 지면 옷깃을 여미게 될 때 우리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안녕, 가을]은 어린아이의 눈높이에서 가을이 오면 자연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는지 포착한 그림책입니다. 아이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초록빛 나무들이 화려하게 물들고, 동물들이 둥지를 짓는 숲 속 풍경은 물론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변화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드림웍스와 월트디즈니 출신의 한인 애니메이터 케나드 박의 첫 그림책인 [안녕, 가을]은 출간 직후 아마존 계절그림책 분야 1위에 오르며 미국 출판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적한 시골 풍경과 자연, 그리고 새를 주로 그리는 그는 디지털 그림 안에 따뜻함을 담아 그만의 독특한 그림체를 완성시켰습니다.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묘사, 온화한 그림으로 그려 낸 가을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람들은 자연의 순환과 반복 안에서 살아갑니다. 계절에 따라 자연이 어떻게 변하는지 안다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알 수 있겠지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모두 아름답지만 가을은 그중에서도 가장 빨리 지나가는 계절입니다. 그 짧은 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가을이 오는 순간 반갑게 인사해 주세요. "안녕, 가을!" 하고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