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는 날마다 비밀 동굴에서 돌덩이를 골라 언덕 위에 쌓는다. 네모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어느 날 낑낑거리며 일하는 네모를 찾아온 동그라미는 네모에게 천재 조각가라고 칭찬을 늘어놓는다. 조각가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른 채 네모는 동그라미의 부탁으로 완벽한 동그라미를 조각하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돌덩어리는 다듬을 때마다 부서지고 엉망이 되어 간다. 설상가상 비까지 쏟아지고, 조각상은커녕 돌 부스러기만 흩어져 있는 걸 알게 된 네모는 지쳐 쓰러지고 만다. 이튿날 잠에서 깬 네모는 “나는 천재가 아니야.”라고 중얼거리고, 때마침 찾아온 동그라미는 물웅덩이 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완벽하다고, 네모는 천재라고 칭찬을 한다. 그런데 정말 네모는 천재일까?
네모와 네모의 친구인 동그라미가 나오는 《네모》 책 칭찬을 받은 네모가 동그라미처럼 완벽한 걸 만들고 싶어 하는 네모스러운 이야기
“동그라미를 기쁘게 하기 위한 네모의 노력. 그가 기진맥진하여 쓰러지는 순간에 참았던 웃음이 터진다. 이 책은 예술가가 되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세모의 팬들을 만족시키고, 새로운 팬들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철학적인 이야기를 가볍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맥 바넷은 존 클라센의 단순하고 그래픽적인 그림과 함께 강렬한 펀치를 날린다. 이 기하학적인 드라마는 어떻게 끝을 맺을까? 몹시 궁금해진다.” -북리스트
“전 세계 12개국에서 출간, 인기를 끌고 있는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의 모양 캐릭터 그림책, 그 두 번째 이야기!“ ★ 예술가(?) 네모와 네모를 알아 봐 준 동그라미 《네모》에는 네모와 동그라미 캐릭터가 나온다. 네모는 네모 모양의 돌을 옮기는 작업을 무한 반복하는 캐릭터이다. 동그라미는 늘 자신감 넘치며,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보는 안목이 있다. 네모는 네모난 돌덩어리를 찾아 쌓으며 혼자 만족해한다. 아직까지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고 이야기해 주는 이는 없다. 그런데 동그라미가 찾아와 멋진 조각상이라고 칭찬하며 “천재 조각가”라고 하자 네모의 눈빛이 흔들린다. 조각가, 예술가의 의미는 모르지만, 동그라미의 조각상을 부탁받고 차마 거절하지 못하는 네모는 발을 동동거리며 완벽한 조각상을 만들기 위해 매진한다. 완벽하게 동그란 동그라미처럼 완벽한 걸 만들고 싶어 하는 네모. 이때부터 네모의 예술혼이 불타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돌덩어리는 엉망이 되어 가고, 심지어 비까지 내려 기진맥진해진 네모는 절망에 휩싸인다. 다음날 아침, 언제나처럼 불쑥 찾아온 동그라미가 반갑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동그라미는 엉망이 된 작품을 보며 “아주 완벽해!”, “넌 천재야.”라고 외친다. 동그라미는 물성의 조각이 아니라,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고 감탄해 마지않는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네모가 조각에 실패한 것은 분명한데, 동그라미는 역발상으로 기지를 발휘해 대답한다. 그러고 보면 천재는 네모가 아니라 동그라미가 아닐까 싶다. 그것이 친구 네모를 위로하는 말인지, 아니면 물에 비친 모습도 예술품이라고 여기는 것인지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아무튼 적어도 의뢰인인 동그라미에게 있어서 네모는 완벽한 동그라미 조각상을 만든 셈이다. 비록 네모가 동그라미 조각을 멋지게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동그라미에게 있어서 네모는 여전히 훌륭한 조각가요, 예술가이다. 예술가와 예술 작품은 그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겠지만, 누군가에 의해 인정받을 때 그 가치가 더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단순하지만 심오한 네모의 이야기는 우리의 예측을 벗어나 놀라움을 선사한다.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고유한 모양으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이지만, 인생이란 보는 관점에 따라 내가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는 철학적인 그림책이다. ★ 반복되는 일상을 깨고 ‘나 들여다보기’ 네모에게는 네모난 돌덩어리들이 가득한 비밀 동굴이 있다. 네모처럼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비밀 동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나만의 보물이 있는 동굴, 나 혼자 들락날락거리는 비밀스러운 장소, 거기서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그곳에서는 누구의 판단도 필요 없다.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네모도 그러하다. 네모는 돌덩어리를 고른 다음 동굴 밖으로 밀어 올려 언덕 위에 쌓는다. 마치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혼자 열심히 쌓는다! 이것이 매일 매일 네모가 반복하는 일이다. 그런 일상 가운데 갑자기 동그라미가 끼어들었다. 네모는 동그라미로 인해 매일 하던 일에서 벗어나, 해보지 않은 조각에 도전한다. 그러나 완벽한 이상과 목표와는 다르게 현실은 냉혹하다. 네모는 조각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깊이 절망한다. “내가 대체 뭘 한 거지?” 하고 후회하며, “난 천재가 아니야.”라고 결론짓는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동그라미는 네모를 “천재”라고 추켜세운다. 우리는 대부분 변화를 꿈꾸다가도 지레 포기하고 네모처럼 일상에 안주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가 동그라미처럼 자신이 발견하지 못한 장점을 발견해 주고, 칭찬해 주는 사람을 만나면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도전정신이 생긴다. 현재에 머물러 있는 나 자신을 한 단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만나는 것이다. 네모가 난생 처음 다듬고 조각하는 경험을 한 것처럼. 네모와 동그라미를 통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 보자.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면, 동그라미 같은 친구를 찾아보자. 아니, 먼저 내가 그런 친구가 되어 보자. 주위에 동그라미 같은 이들이 많다면 우리의 삶은 새로운 경험들로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 흑탄과 여백, 네모와 동그라미에 집중된 구성의 묘미 《네모》도 《세모》처럼 블랙과 브라운과 민트 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특히 네모와 동그라미 캐릭터가 흑탄의 질감으로 표현되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돋보인다. 《세모》에도 세모와 네모의 관계가 드러나지만, 《네모》에서는 유독 네모와 동그라미의 주고받는 대화가 많이 나온다. 동그라미의 말로 인해 네모의 일상에 변화가 일어나는 이야기의 흐름이 캐릭터를 클로즈업시켜 보여 주는 분할된 구성 방식과 맞아떨어진다. 네모는 순진하면서 어리숙한 캐릭터이다.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할 뿐이다. 동그라미는 당차고 생각이 남다르다.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동그라미는 소극적인 네모를 뒤흔들어 놓는다. 네모가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고,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게 만든다. 이러한 둘의 관계가 흑탄과 여백의 조화 속에서 집중 조명되고 있다.
*시리즈 소개 STUDIOPLUS+ 아이디어, 개성, 재미, 위트가 더해진 그림책 공간
STUDIOPLUS+는 시공주니어의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작가의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 재미, 위트, 감성을 더한 자유로운 그림책의 확장 공간으로 삼으려 합니다. 존 클라센과 맥 바넷의 모양 친구들 3부작을 시작으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