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우리들 약속>

나눔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어린이

나와 가족, 친구와 이웃을 사랑하는 어린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린이

정직하고 예의바른 어린이

꿈을 가꾸는 어린이


멋진 나, 소중한 너, 행복한 우리
  • 선생님 : 곽소라
  • 학생수 : 남 14명 / 여 10명

0701_놀자!

이름 곽소라 등록일 19.06.29 조회수 10
첨부파일

놀고 싶은 어린이들 모두 모두 모여라!
책상머리 백일몽을 넘어서서 온몸으로 뛰어놀고 싶은
모든 어린이의 열망을 담은 무한 상상 그림책!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으려니
목도 뻐근하고, 다리도 저리고, 엉덩이도 아프고,
눈은 자꾸 감기고, 하품만 나오고,
계속 딴생각만 나고…….
이럴 땐 어떻게 할까?

그래, 우리 같이 놀자!

놀이는 어린이의 삶 그 자체! 하지만 현실은……

흔히들 어린 시절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기라고 합니다. 우리들 대부분이 어린 시절을 아무 걱정 없이 마냥 뛰놀며 보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교육학자와 아동 심리학자들이 거듭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독일의 교육가 프뢰벨은 놀이가 인간의 가장 순수한 정신적 활동이라 했으며, 미국의 교육학자 브루너는 놀이는 어린이의 진지한 ‘사업’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영국의 교육자 닐은 어린 시절은 놀이의 시기이며, 어렸을 때 충분히 놀지 못하면 커서도 놀아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한다고도 했습니다. 유아 교육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딥스]의 사례에서도 어린이에게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딥스는 천재적인 부모에게서 천재적인 잠재 능력을 물려받았지만,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기대가 불러일으킨 정서 불안으로 지적 장애아의 낙인이 찍혔습니다. 그러던 딥스가 스스로를 긍정하고 잠재 능력을 발휘하며 눈부시게 성장하는 원동력이 된 것도 바로 놀이를 통한 치료입니다.
놀이의 효과는 어린이의 삶 전반에 걸쳐 나타납니다. 놀이는 기본적으로 신체 활동을 수반하는 만큼, 더 정교한 신체 조절 능력을 익히고 운동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정서 발달은 물론이고 마음속에 쌓인 좌절감이나 긴장, 갈등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딥스는 모래 놀이터에다 구덩이를 파고 장난감 병정 하나를 묻은 뒤에, 그 병정은 바로 아빠였노라고 조용히 고백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폭력적인 행동이 아니라 상상 놀이를 통해 발산함으로써, 억눌린 감정을 풀어내는 것이지요. 이렇게 제대로 놀 줄 아는 아이는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는 능력도 발달하게 됩니다. 아울러 놀이는 어린이의 지적 발달을 돕습니다. 놀이터에서 온몸으로 부딪치며 자연스럽게 얻은 지식은, 교실에서 교사가 머릿속에 억지로 우겨 넣은 지식보다 더욱 확실한 ‘내 것’이 됩니다. 또 어린이는 놀이를 통해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관계를 맺는 기술을 익히면서, 점점 사회성을 발전시켜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부모들이 ‘놀이’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는 여전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아파트 놀이터에는 어린이의 웃음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놀이를 통한 자연스러운 학습보다는 문자 교육이나 예능 교육을 통한 직접적인 학습만이 어린이의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합니다. ‘놀이 학교’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고가의 어린이 교육 시설만 보아도 우리 사회의 놀이에 대한 왜곡된 관점을 엿볼 수 있습니다. 30분 단위로 교사가 주도하여 진행되는 놀이 학교 프로그램은 자율성·자기 주도성이 생명인 어린이 놀이의 본질과는 너무도 달라 보이기 때문입니다.

난 정말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아!
이 그림책의 주인공인 노란 아이도 위태위태하게 쌓아 놓은 책 더미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마 좀 전에 부모로부터 ‘한 시간 동안 공부할 것!’ 같은 명령을 받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책상 앞에 앉은 것이겠지요. 30분이나 지났을까, 아이는 투덜투덜 공부하기 싫은 까닭을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머릿속에 반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책상 앞에서라고 놀 수 없는 건 아니지요. 상상 놀이는 언제 어디서건 가능한 놀이니까요.
책상 앞에 앉은 자세 그대로 아이는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자전거 세계 일주를 꿈꾸고, 사내아이답게 멋진 축구 선수, 프로 레슬링 선수, 다이빙 선수가 되어 보기도 합니다. 상상은 점점 더 멀리멀리 뻗어 갑니다. 밀림의 왕자 타잔, 비밀 기지를 만들러 가는 우주 비행사, 지구를 지키는 로봇 조종사까지 말이지요. 여기서 그림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아이가 펼치는 상상이 맥락 없이 사방팔방 뻗쳐 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봇 조종사가 되어 물리치는 괴물은 시계와 책을 들이대며 네 개나 되는 입으로 잔소리를 퍼붓는 ‘열공 괴물’입니다. 난폭하게 힘자랑을 하는 킹콩을 공격하는 무리들을 향해 “킹콩은 그냥 좀 놀고 싶을 뿐이야. 실컷 놀고 나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거야.”라면서 자기 마음을 투사하여 변명하기도 합니다. 무시무시한 공룡처럼 제멋대로 구는 동생을 제 맘대로 다스리고자 하는 욕망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어른들 눈에는 무의미해 보일 법한 끄적끄적 낙서에서 시작한 아이의 상상 놀이가,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고 욕망을 간접적으로 발산하는 데까지 나아간 것입니다.
아이는 책상 앞의 백일몽을 통해 ‘난 정말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라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그렇다면 아이의 다음 행동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연히 책상을 박차고 밖에 나가서, “우리 같이 놀자!”라고 힘껏 외치는 것이지요. 나랑 같이 놀 사람 여기 붙어라 하듯 엄지손가락을 한껏 치켜들고요. 부디 이 아이의 엄지손가락에 여러 아이들이 줄줄이 붙어서 함께 신 나게 뛰어놀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 텐데요.

참신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이미지 놀이 그림책!
[놀자!]는 제목처럼 아이들에게 마음껏 놀자고 제안하는 책인 동시에, 그야말로 이미지를 가지고 ‘노는’ 책입니다. 의자에 앉은 아이의 실루엣 같은 노란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를 둘러싼 배경이 달라지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형식이지요. 수업 시간의 지루함에서 벗어나려고 교과서 표지를 ‘튜닝’ 하거나, 책 모퉁이에 ‘졸라맨’ 캐릭터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내는 아이들의 낙서와도 맥이 닿아 있는 형식입니다. 아이들의 낙서 같은 하나의 형체에서 출발하여 그림책이라는 하나의 우주를 탄생시킨 것을 보면, 이 책 자체가 아이들의 낙서를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근거가 될 법도 합니다.
작가 박정섭은 이 책이 잠깐 재밌다 잊혀 버리는 가벼운 책이 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노란 형태로 시도할 수 있는 무한한 동작과 캐릭터들을 시공간을 초월하여 마음껏 펼쳐 본 뒤에, 그 결과물을 가지고 다시 어린이와 소통할 수 있는 맥락을 가진 이야기로 꾸미느라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을 준비하는 동안 이 책의 그림과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그림책 체험 전시회(부남미술관초대전 "너희들 어디 가니?" 2011. 4. 13~19)를 열기도 했고, 도서관에서 어린이와 함께 창작 그림책 워크숍(마포구립 서강도서관, 2011. 11. 17)을 하면서 어린이 독자들의 반응을 미리 살피고 이야기 구성에 반영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박정섭 작가가 직접 쓰고 그린 두 번째 창작 그림책으로, 첫 번째 그림책 [도둑을 잡아라!]에 이어 남들이 생각지 못하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그림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작가의 개성이 뚜렷이 나타난 그림책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실험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다가서고자 하는 작가의 다음 작품은 또 어떤 기발함이 빛날지 기대가 됩니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