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우리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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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고 예의바른 어린이

꿈을 가꾸는 어린이


멋진 나, 소중한 너, 행복한 우리
  • 선생님 : 곽소라
  • 학생수 : 남 14명 / 여 10명

0621_감기 걸린 물고기

이름 곽소라 등록일 19.06.21 조회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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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걸린 물고기

: 소문에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책




책 소개를 하기 전에, 궁금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물고기라고 상상해 봅시다. 떼 지어 다니는 커다란 물고기 무리 가운데 한 마리라고요. 그런데 그중에 몇 마리가 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무슨 병인지는 모르지만 몹시 아프고, 옆에 있다가는 틀림없이 옮을 거라는 소문이 돕니다. 한몸처럼 다니는 물고기 떼에게 전염병이라니...... 자,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거짓 소문이 몰고 온 한바탕 소동
'누가 봤다더라', '누구누구한테 들었는데......' 진위에 대한 판단을 남에게 미루며 가볍게 전하는 말들. 소문은 생각보다 자주 들려옵니다. 작게는 친구들 사이의 뒷이야기부터 학교, 직장, 때로는 사회 전체를 술렁이게 하는 큰 소문도 있지요. 요즘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지곤 합니다. 물론 소문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누군가 못된 의도로 감추고 있던 것이 조금씩 새어 나와, 세상에 진실을 드러나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듣는 소문은 대부분 누군가를 상처 입히거나, 잔뜩 부풀려진 채 허무한 소동으로 끝나곤 합니다. [감기 걸린 물고기]에 나오는 아귀와 물고기 떼처럼요. 곰곰 생각해 보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을 텐데, 겁에 질린 물고기들은 뒤따라오는 아귀를 알아채지 못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상황을 헤쳐나가겠다는 의지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한테 옮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물고기들의 눈과 귀, 마음까지 꽁꽁 닫게 했지요. 수가 얼마 남지 않아 이제는 물고기 떼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검은물고기 한 마리가 미심쩍게 묻습니다. "너희들 감기 걸린 물고기 본 적 있어? 소문은 누가 내는 거지?"라고요. 한참 늦긴 했습니다만, 이 뒤늦은 각성은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요?

쌉쌀한 여운을 남기는 매력적인 그림책
[감기 걸린 물고기]는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 박정섭의 세 번째 창작그림책입니다. 소문, 거짓말, 따돌림...... 소재는 무겁지만 그림에는 장난기가 가득합니다.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점점 줄어드는 물고기 떼를 몸통이 툭툭 잘려나가는 것처럼 표현하는가 하면, 빨강 노랑 같은 원색으로만 면을 가득 채워 과감하게 연출하기도 합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장면을 설명하는 글 대신 아귀와 물고기 떼가 주고받는 대화로만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입니다. 캐릭터들의 성격이 살아 있는 '날 생선' 같은 문장들로 배짱 좋게 밀고 나가지요. 여기에 세심하게 디자인된 타이포그래피가 읽고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아귀의 거짓 소문에 휘둘리는 물고기 떼의 모습은 답답하기도, 얄밉기도, 한편으로는 안쓰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 안의 어떤 모습과 닮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블랙코미디를 떠올리게 하는 마지막 장면은 쌉쌀한 여운을 남깁니다. 책을 덮으며 '나라면 어땠을까?'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힘이 있지요. 범상치 않은 그림책이 탄생했습니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