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우리들 약속>

나눔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어린이

나와 가족, 친구와 이웃을 사랑하는 어린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린이

정직하고 예의바른 어린이

꿈을 가꾸는 어린이


멋진 나, 소중한 너, 행복한 우리
  • 선생님 : 곽소라
  • 학생수 : 남 14명 / 여 10명

0318_짝꿍

이름 곽소라 등록일 19.03.19 조회수 24
첨부파일

짝꿍


“다툼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지만 화해는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해”

‘우리는 정말 사이좋은 짝꿍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과거형의 이 문장만으로도 앞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세상에 둘도 없이 친했던 우리 사이에 불쑥 오해라는 불청객이 끼어든 것이다.
어디선가 짝꿍이 나를 욕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화가 난 나머지 나는 짝꿍이 빌려달라는 지우개를 빌려주지 않는다. 화가 난 내 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영문을 알길 없는 짝꿍 역시 마음이 상하고, 나에게 크레파스를 빌려주지 않는다. 사소하게 시작된 다툼은 점점 커져서, 서로의 친구들까지 끌어들여 싸우게 되고 결국은 선생님이 나서서야 진화된다. 하지만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는 채로다. 그래서 과거부터 짝꿍끼리 싸우면 으레 서로의 영역을 나누고 넘어오면 응징하겠다고 선포했듯, 두 아이는 서로의 책상 사이를 띄우고 넘어오면 100대씩 때리겠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결국 그 소문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되지만, 화해의 말을 꺼내기는 쉽지 않다. 눈치만 보며 어떻게 화해를 청할지 고민하는 아이의 망설임이 나란히 책상을 두고 앉은 모습을 여러 컷으로 나눠 표현한 그림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둘 사이에 벌어진 5센티미터의 간격, 과연 아이들은 이 간격을 좁힐 수 있을까?
싸움은 비록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화해의 손을 내밀기까지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가. 우리는 아주 어릴 적 짝꿍과의 사소한 싸움에서뿐만 아니라 다 자란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데 서툴고, 큰 용기를 내어야만 한다. 그리고 끝내 그 용기를 내지 못해 멀어진 사이는 또 얼마나 많은가.
이 책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싸움이 어떻게 커지며, 마침내 진실을 마주했을 때 화해를 위해서는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한가를 보여준다.

“학창 시절 짝꿍과의 추억이 그리운 어른부터 짝꿍과 아옹다옹하는 아이까지 모두에게 정겨운 그림책”


[짝꿍]은 ‘그림책식당’이라는 카페 겸 작업실을 운영하며 여러 그림책 작가들을 셰프로 임명하고, 그들과 함께 그림책 워크숍, 전시, 강연 등 다양한 그림책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박정섭 작가의 다섯 번째 창작그림책이다.
작가는 이 책에 남북 분단의 현실도 담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서로 선을 긋고 넘어오지 말라고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어쩌면 우리도 작은 오해나 아주 사소한 생각의 차이로 너무 오래 멀어져 있는 것은 아닐지. 그래서 어느 한쪽도 서로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표지에서도 이런 의도를 엿볼 수 있는데, 두 아이가 서로 손을 마주잡고 표지 앞뒷면을 장식하고 있다. 뿔이 잔뜩 나 있고, 씩씩거리며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표정은 이미 서로 한바탕 싸운 뒤 아직 채 화가 풀리지 않은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둘의 싸움이 영원한 결별이 아님을 암시하듯 책 앞뒷면으로 손을 꼭 잡은 두 아이의 팔이 연결된 것이 보인다. 어쩌면 화해의 시작은 책의 마지막 장면에 팔꿈치로 짝꿍의 책상을 ‘툭’ 치며 취하는 작은 손짓이면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이런 거대한 메시지가 아니더라도 ‘짝꿍’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주는 친근함과 그리움에서 유발되는 흥미가 있다. 짝꿍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지나 천진하고 해맑던 시절에 대한 향수로 남아 있다. 그 당시 아무리 사이가 나쁜 짝꿍이었다고 하더라도 뒤돌아 생각해 보면 모두 추억이고, 그리운 시절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서로 아옹다옹하며 싸울 때면 어김없이 책상에 금을 그어 넘어오지 못하게 했던 경험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과거 하나의 긴 책상을 짝꿍 둘이 나눠 쓰던 시절에서 이제는 각자 하나씩 떨어진 개인 책상을 가지는 형태로 변했지만, 여전히 짝꿍과 싸우면 ‘금’을 긋던 것처럼 선생님 몰래 책상을 살짝 띄우며 전쟁을 선포하는 방식은 유효하다. 그렇게 한 교실 안에서 짝꿍끼리는 싸우고, 화해하고 성장해 간다.
이 책은 예나 지금이나 나의 학교생활에서 가장 긴 시간을 부대끼며 함께 성장했던 짝꿍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은 물론 어른들에게는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모두가 즐겨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출처: 인터파크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