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채혈을 하는 날이다. 예전에 해봐서 별로 안 아플 것 같다. 떨리는 마음으로 가다 보니 벌써 도착했다. 접수를 하고 채혈실로 갔다. 내 피를 뽑아 주시는 선생님은 젊으신 선생님 이다. 선생님이 오른팔 혈관을 만져 보시고는 오른쪽 팔 혈관이 너무 얇으니 왼쪽팔에서 찾아보자고 하셨다. 선생님이 내 팔뚝에 고무줄을 팽팽하게 해서 번개처럼 묶었다. 고무줄이 하도 팽팽 해서 나중에 보니 팔에 주름이 생길 정도였다. 드디어 얇고 작은 채혈 주사 바늘이 내 팔뚝으로 쏙 들어왔다. 엄청 아플 것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별로 안 아프다. 내 살속으로 들어갈 때 조금 따끔한 것 빼고는 하나도 안 아프다. 아프지 않을까 긴장하느라 주사기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채혈이 끝난 후 주사기를 보니 아주 특이하게 생겼다. 다른 주사기는 끝부분에 누르는 막대기가 있는데 이건 없다. 그냥 앞 부분만 막혀 있고 다른 곳은 안 막혀 있다. 선생님이 하시는 걸 봤더니 뚫려 있는 곳에 캡슐을 한 개 넣었다. 그 안으로 내 피가 쑥쑥 빨려 들어갔다. 한 개 조금 채운 다음에 그걸 다섯 번을 연달아 반복하셨다. 나는 정말 궁금했다. 이렇게까지 많이 뽑아가다니, 내 팔뚝의 피를 모두 뽑아갈 속셈인가? 선생님한테 물어 보니 물을 많이 먹으면 다시 피가 생긴다고 하셨다. 채혈이 끝난 후 또 다시 다른 주사실로 갔다. 주사 좀 그만 맞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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