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4반

2학년 4반 화이팅!-!

  • 선생님 : 이성현
  • 학생수 : 남 0명 / 여 23명

스포츠 마케터

이름 이성현 등록일 19.03.10 조회수 9

스포츠 산업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

스포츠가 돈이 된다?

앨버트 G 스팔딩은 스포츠마케팅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150여년 전만 해도 ‘스포츠가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미국에서 야구가 막 태동하기 시작한 1860년대 전미야구선수협회(NABBP)는 구단이 선수에게 급료를 지불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당시 포리스트 시티스라는 팀에서 투수로 활약하던 앨버트 스팔딩이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훗날 자서전에 “대중에게 오락을 선사하는 대가로 배우, 가수, 연주자에게 돈을 지불하는 것은 괜찮고 자신의 방식으로 똑같은 일을 하는 야구선수에게 돈을 주어선 안 된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고 적기도 했다.

스팔딩은 수완이 좋았다. 그가 펴낸 야구 가이드북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스포츠용품 사업에도 손을 뻗쳐 성공했다. 1876년 스팔딩은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차려 사상 처음으로 야구 공인구를 만들었다. 스팔딩의 회사는 성장을 거듭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 미국프로농구(NBA)를 비롯해 세계 각국 프로농구 공인구를 책임지는 바로 그 회사다. 스팔딩은 ‘스포츠 마케팅’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2013년 한 해에만 7800만달러(약 830억원)를 벌었다.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에 해당하는 슈퍼볼 경기의 TV 광고 단가는 30초당 400만달러(약 42억원)를 호가한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월드컵과 올림픽으로 수 조원을 벌어들인다. 이제 스포츠와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돈 때문에 스포츠정신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을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150년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돈은 스포츠 수준을 높이고 규모를 확대하는 비료 역할을 한다. 그리고 스포츠는 돈을 창출한다. 스포츠와 돈을 연결하고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 스포츠 마케팅이 추구하는 기본 목표다.

스포츠 마케터는 무슨 일을 하나

스포츠 마케팅의 영역은 무한에 가깝다. 스팔딩처럼 스포츠용품을 판매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스포츠를 이용한 광고 활동이나 스포츠 중계권 관련 사업, 스포츠 이벤트 유치, 선수 관리 등이 모두 스포츠 마케팅에 속한다. 스포츠 마케터가 종사하는 단체도 다양하다. 스포츠마케팅 서비스 전문업체를 비롯해 기업 내 스포츠마케팅팀, 스포츠 의류 및 용품 회사, 프로 스포츠팀, 스포츠 관련 조직 및 협회, 스포츠 미디어, 종합 광고대행사까지 스포츠 마케터가 일하는 공간은 사방으로 가지를 뻗친다.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는 스포츠 마케터는 스포츠를 매개로 기업의 이미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 재치와 순발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으로 뜻하지 않은 재미를 봤다. 올림픽 개막식 도중 ‘오륜’ 형상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사륜’으로 그친 게 발단이 됐다. 개막식이 끝나고 눈길을 달리는 아우디 자동차가 담긴 사진 한 장이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었다. 사진에는 은색 동그라미 네 개의 미완성 오륜과 함께 “링 네 개로 충분할 때”(When four rings is all you need)라는 부제가 붙었다. 아우디의 심벌은 겹쳐진 동그라미 4개다. 사진이 화제가 되자 아우디 대변인은 “아우디의 공식 광고가 아니”라며 “아우디의 팬이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정도의 재치라면 스포츠 마케터로 기본 자질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 마케팅 서비스 전문업체 IB월드와이드 배상봉 수석국장이 회사 간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수 관리 또한 스포츠 마케팅의 주요한 갈래 중 하나다. 선수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기본 목적이다. 추신수·심석희·손연재 등 스타 선수들을 고객으로 하는 스포츠마케팅 서비스 전문업체 IB월드와이드의 배상봉 수석국장(41)은 “선수가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래성 있는 선수와 계약해서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해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후원사를 물색해 연결하고 선수를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일 등을 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는 스포츠 마케팅을 떠받치는 하나의 축이다. 오늘날 각국 프로 스포츠는 미디어가 지불하는 중계권료를 주수입원으로 삼는다. 류현진이 뛰는 미국프로야구(MLB)의 LA 다저스가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것도 중계권 계약을 새로 맺은 덕분이다.

때로는 미디어가 새로운 스포츠 종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월드 스트롱기스트 맨’(World strongest man) 대회나 ‘익스트림 스포츠’ 대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방송 중계에 적합한 경기를 찾다가 새로 만든 종목들이다. 미디어 매체에 종사하는 스포츠 마케터들은 보다 ‘미디어 프렌들리’한 방향으로 스포츠를 발전시키려 노력한다.

누가 적합한가

당연한 얘기 같지만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배상봉 국장은 “스포츠 마케팅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고서는 잘 해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를 좋아했다는 그는 “스포츠 마케팅을 잘 하려면 각 종목 특성과 팬들의 심리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며 “잘 알려면 좋아해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 배상봉 국장은 “스포츠 마케팅은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이해 관계를 조정하고 연결하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각자가 요구하는 바를 잘 조화시키려면 스포츠 마케터가 중간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에 종사하는 스포츠 마케터는 소속 기업의 이미지와 가장 어울리는 종목을 찾아 해당 스포츠단체와 후원이나 광고 협상을 조율한다. 선수 관리에 임하는 스포츠 마케터는 선수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선수에게 해줘야 하는 말을 정확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스포츠 마케터가 되려면?

배상봉 국장은 “일단 스포츠를 많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뿐 아니라 팬들의 반응도 유심히 살피는 게 좋다”며 “이 팀은 왜 팬이 많은지, 팬들이 무엇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등을 관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많이 보면 그만큼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하나의 흐름을 파악하게 된다”며 “무조건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차곡차곡 쌓인 스포츠 관전 경험은 훗날 실무 영역을 위한 자산이 된다. 배상봉 국장은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옛날에 하키협회와 같이 일을 한 적이 있었어요. 현장에 나갔더니 낯익은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임계숙 선수와 송성태 선수였죠. 그분들 보니까 옛날에 경기하던 모습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더라고요. 임계숙 선수는 아시아 전체에서도 최고 선수였고 송성태 선수는 경기 때마다 질끈 둘러맨 머리띠가 인상적이었죠. 그때 기억들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더니 일도 술술 진행되더라고요. 평소 스포츠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IB월드와이드 사무실 내부. 각종 스포츠용품이 전시돼 있다.

어학 공부도 중요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를 후원하는 삼성처럼 요즘 국내 대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해외에서 더 활발하다. 배상봉 국장은 “보다 넓은 영역에서 경험을 쌓으려면 어학 능력도 갖추는 것이 좋다. 미디어는 해외 스포츠 콘텐츠를 가져와야 하는데 역시 어학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펙’의 필수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자격증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스포츠 경영관리사 같은 자격증이 있지만, 배상봉 국장은 “그런 자격증이 실제 업무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프로 스포츠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포츠 마케터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배상봉 국장은 “스포츠 마케터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지부터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포츠 마케터는 자리에 따라 일의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배상봉 국장은 “길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업무내용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력서를 보면 ‘그저 스포츠가 좋아서 지원했다’는 식으로 자신의 꿈만 이야기하고 정작 뭘 준비했는지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와 관련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배상봉 국장은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이 일에 뛰어들었다”며 “당시에는 비현실적이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잘한 선택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이벤트가 주말에 주로 열리기 때문에 남들처럼 주말이라고 쉬기가 어렵다.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스포츠 마케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자체가 그리 높지 않다는 점도 애로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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