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5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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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5학년 5반 행복공작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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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행동하고 바르게 생각하는 우리
  • 선생님 : 최강국
  • 학생수 : 남 17명 / 여 12명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장수여행(수정)

이름 김현우 등록일 20.11.10 조회수 72

  코로나 19로 여행은 고사하고 외식을 나가기도 힘들었던 긴 기간의 보상으로, 우리 가족은 코로나 청정지역인 장수 송학마을에 위치한 별장으로 초대를 받았다. 함께 초대받은 분들은 모두 아빠 회사의 친구 가족이었다.

 

  코로나 청정 지역의 별장이라는 말을 듣고는 '관리가 허술한, 먼지와 벌레와 쥐들이 있는 작은 시골집이겠구나'라고 생각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출발도 하기 전부터 아빠에게 차박을 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4년 전 아빠가 차를 사면서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별장에 도착해 보니, 나의 상상은 으스러져 무덤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곳은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건물도 깨끗했다. 그리고 멋진 소나무와 단풍나무, 사과나무가 있었다. 또한 잔디로 잘 꾸며진 앞뜰과 뒤뜰에는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음...내가 평소에 꿈꿨던 전원주택 단지였다. 그곳에서 1박 2일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던 우리 가족에게 기대 이상의 선물이었다.


  셰프의 손길이 느껴지는 외식에 굶주렸던 나는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았다. 도착하자마자 준비된 연어회를 시작으로 우리 가족이 사 가지고 간 광어회와 대하구이를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연어회를 좋아하는 나는 연어로 배를 채우려고 했으나, 골고루 맛보라는 엄마의 권유로 고추냉이를 곁들인 간장에 광어회를 한 점 먹어 보았다. 기대 이상의 맛에 살짝 놀랐다. 그간 왜 연어회만 고집했나 하는 후회도 들고, 이제는 광어회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소화가 다 되지도 않을 무렵 또다른 음식이 나를 기다렸다. 버섯으로 만든 특제 소스와 함께 구워낸 안심 스테이크였다. 그런데 나는 조금 난감했다. 버섯은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음식 재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빠를 좋아하시고 나를 예뻐해 주시는 삼촌이 직접 만드신 것이라서, 최대한 맛있게 먹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런... 버섯이 들어가도 이렇게 맛있을 수가 있다니. 맛에 놀라고 나의 위대함(위가 엄청 늘어남)에 두 번 놀랐다. 그다음으로 대하 소금구이를 먹었다. 그리고 한참 뒤 남겨놓았던 대하 대가리를 버터에 구운 것도 먹어보았다. 마늘과 버터를 넣고 구웠다는데, 새우깡처럼 맛있었다.


  먹방으로 끝날 것만 같았던 여행이었지만 진짜 재미는 그다음이었다. 나와 동생, 아빠 친구들의 자녀들까지 우리 6명의 아이들은 축구도 하고 배드민턴도 치고 도블이라는 카드 게임도 하며 즐거운 주말 오후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서는 아빠 차의 트렁크를 활용하여 차박을 준비했다. TV 광고에서처럼 뒷자리 좌석을 앞으로 접고, 매트를 깔고 이불과 베개를 준비하니 포근하고 아늑한 모습이 내가 상상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동생 민성이도 함께 잠자기를 원해서 흔쾌히 허락했다. 그런데 엄마가 멋진 별장의 좋은 방을 놔두고 뭐하는 짓이냐며 엄청 잔소리를 하셨다. 그 모습을 본 민성이는 친구와 함께 방에서 잔다며 나를 배신했다. 함께 자기로 한 민성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야속했다. 거기에 혼자서 차박을 할 생각을 하니 약간 겁이 나기도 했다. 그렇지만 평생 처음으로 시도한 차박을 여기서 멈추기는 아쉬웠다. 그런 상황에서 아빠는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셨다.

 

  씻고 난 뒤 잠옷으로 갈아입은 아빠와 나는, 별장 앞에 주차된 우리 차로 향했다. 깜깜한 산골짜기였지만 다행히 집 앞이라 가로등이 있어서 아주 어둡지는 않았다. 뒷자리와 트렁크를 이용해 만든 잠자리는 아빠와 나, 단둘이 잠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미리 준비해 간 랜턴은 아늑한 잠자리의 분위기를 더욱 운치 있게 했다. 그 불빛을 이용해, 아빠와 나는 셀카를 찍으며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차박을 기념했다. 자려고 보니 차 안은 생각보다 추웠다. 안과 밖의 기온차 때문인지 창문에는 이슬이 송골송골 맺혀 흘러내렸다. 누에고치처럼 이불을 덮고 있는 나에게, 아빠는 감기에 걸리지 모른다며 마스크를 해주셨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옆에 계신 줄 알았던 아빠가 보이지 않았다. 별장으로 들어가 보니, 아빠는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빠는 새벽에 화장실에 가셨다가 다시 차로 돌아가기가 힘들어서 그냥 별장에서 주무셨다고 한다. 차박을 해보니 역시 따뜻한 방이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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