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2반

성실!  나눔!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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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수 : 남 12명 / 여 12명

서찰을 전하는아이 줄거리,나의감상,느낌.생각[13번] 수정글

이름 서연주 등록일 22.10.09 조회수 74

편지를 전하는 아버지와 아들을 따라 저와 밤돌이도 길을 나섭니다. 보부상 아버지는 한성 노스님에게 서찰 한 통을 받습니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말합니다. “이 서찰에는 한 사람을 구하고 때로는, 세상을 구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 적혀 있다.”라고 말이죠. 귀한 서찰을 전하러 전라도로 향하는 둘은 수원성 도방에 당도합니다. 그날 아버지는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돌아갈 곳이 없는 주인공은 편지의 주인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납니다.

오호평노리경천매녹두

단서는 편지에 적힌 10글자 뿐입니다. 한 글자씩 음과 뜻을 찾아가는 주인공과 우리 집 밤돌이는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밤돌이는 우리나라 지도를 펼쳤어요. 마음을 졸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성에서 수원으로 오산, 성환을 짚어 내려갔어요. 이 책은 분량이 길어요. 끝까지 소리 내어 읽기에 벅찹니다. 총 18장으로 구성되었는데 2~3장씩 나누어 읽었어요. 일일 연속극처럼 말이죠. 감질이 오른 밤돌이는 책밥도시락 추가를 외쳤어요. “엄마, 한 장만 더 읽어요.”라고 말이죠.

이 책으로 밤돌이는 동학농민운동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되었어요. 다른 나라의 혁명에 대해 궁금해했어요. 여기가 끝이 아니에요. 그 후 두 달쯤 지났어요. “엄마, 학교에서 오호 평노리 부분까지 읽었어요.”라며 가방에서 <서찰을 전하는 아이>를 꺼내는 거예요.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왔다면서요. 무척 반가웠어요. 이 책은 두세 번쯤 읽어야 보이는 깊은 뜻이 담겨있거든요.

“웬만한 한자는 다 읽는다. 헌데 나는 장사꾼이다. 장사꾼으로 오십 년을 살았지. 그러니 무슨 부탁이든 거저 들어주는 법은 없다. 항상 대가가 있어야지.”

아이가 서찰에 적힌 글자를 묻자, 도방에서 만난 노인이 한 말이에요. 어른인 저도 어찌나 각박하게 들렸는지 몰라요. 주인공은 인정 없는 세상과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에 머물지 않아요. 아이는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스스로 값을 매길 만큼 성장해요.

“아이야, 그런데 한자 석 자를 아는데, 한 냥을 내는 이유가 무엇이냐? 값을 그렇게 매긴 이유가 무엇이냐?”

“너무 비싸도 안 되고, 또 너무 싸면 글자를 쉽게 잊어버리게 될 것 같아서 이 정도 매긴 것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가르쳐야 할 때가 있잖아요. 엄마인 제가 말하면 야박하게만 들려요. 제 말그릇은 아직 작은가 봅니다. 주인공은 여러 어른을 만나요. 솜씨 좋은 작가는, 주인공이 그 가운데서 귀하고 값진 것을 취하는 장면을 품위 있게 그려냅니다. 저의 바람은, 우리 밤돌이가 두 번째 읽기를 통해서 깊은 뜻을 헤아렸으면 합니다.

밤돌이의 머리가 굵어지고. 민초의 눈물과 피로 바꾼 자유와 평등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오겠죠. 엄마의 책밥도시락은 계속 되어야 겠지요.

 

 

 

 

 감상 

서찰을 전하는 아이’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한 유치한 표지와는 다르게 굉장히 신선한 책이었다.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동학농민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 위에 작가의 날카로운 상상력을 더한 나름대로의 현실적인 픽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의 뒤표지에 적혀 있던 ‘과연 녹두장군 전봉준이 밀고를 당할 것을 알고 있었더라면?’ 이라는 작가가 던진 화두가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비교적 다른 책들에 비해 두꺼운 책이 아니었기에 읽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머리 속에 맴도는 생각만큼은 다른 책들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작가가 표지를 통해서 던졌던 화두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책 속의 어린 주인공이 한자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고, 또 거기에 대해 다시 철저히 연습하는 것에 대해서 독후감을 써보는 것이 어떨까 했다. 절대 이 세상에는 순수하게 공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는 물론이고 무엇인가를 알아가고자 알아가는 것에도 마땅한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책 속의 주인공이 자신의 아버지가 맡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피와 살 같은 전 재산을 써가며 한자를 배우고, 또 잊지 않기 위해 쓰고 또 쓰며 암기하는 모습에서, 비록 책 속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고등학교 2학년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배움에 임했는지 회한이 들기 시작했다. 또 물질적으로 돈을 현명하게 관리했던 주인공과는 다르게 나는 돈을 현명하게 쓰고 있는 것인지 과연 나는 학생이라는 신분에 맞게 해야 하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져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금은 거부하고 싶고 순응하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지만 언젠간 과거의 지금 이 순간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지금까지의 여정에 있어서 끊임없이 달려오지는 못 했더라도 최소한 걸음을 늦추지 않았는지.
가끔씩, 아니 솔직히 자주 피시방이나 잠깐 운동을 하고 담배 냄새나 땀에 절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꾸준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본분에 임했던 친구들 중 여럿은 아직까지도 그 쉴새 없이 발걸음을 놀리면서 자신의 꿈과 한 걸음씩 가까워져가고 있는 반면에 나는 지금 어디쯤의 위치에서 기약 없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인지. 초등학생 때부터 ‘글을 쓰고 싶다’, ‘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음에도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기대와 소신 없는 삶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끔 조용하게 내 꿈을 스스로가 가슴 한 켠에 억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초등학생 땐 단지 막연하게 하고 싶은 것만 있었고, 중학생 때는 스스로 돌이켜 보아도 목이 메고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사람답게 살지 않았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걱정을 해 본 적이 없고, 다시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꿈을 펼쳐보려고 하니, 다시금 주위 사람들의 만류와 오해, 불신과 폄하가 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자아의 정체성이 없었기 때문에 꿈이라는 집의 토대를 깔끔히 다지지 못 했던 것이고, 그렇기에 누군가를 탓하지도 않고 또 탓해서도 안 된다. 다만 내가 초등학생 때 소신 있게 말을 했더라면, 그 때부터 쉴새없이 우직하게 걸어왔더라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금 살아가는 순간순간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씁쓸한 웃음이 나올 뿐이다.
다시 책의 주제와는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글의 서두에서 말했듯이, 내가 공부와 독서, 두 가지를 전부 다 놓아버리게 된 게 언제부터인지를 모르겠다. 꿈에 대한 진로는커녕 하루하루 어른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는 착각과 오만 속에 빠져서, 일종의 파업 수단으로서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과거의 나를 돌이켜봤을 때 드는 생각이다. 어른들이기 전에 먼저 저마다의 고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기에, 부모님의 말씀은 잔소리가 아닌 진심 어린 충고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 표현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단지 듣는데 조금 껄끄럽다고 해서 서로와의 마찰과 무시를 야기했던 내 과거의 모습과, 단지 자신의 꿈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잘못하면 한 나라의 운명을 뒤바꿔 놓을 수 도 있었던 책 속의 주인공의 모습을 비교해보면서 읽은 이 책은 단순히 호기심에 찾던 SF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이 아닌 정말 눈과 마음 두 것으로 읽을 수 있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정말 오래간만에 기분 좋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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