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빵바지의 경고

김개미

우리 엄마가

얼마나 나이가 많은지 알아?

우리 엄만

백서른칠천아홉 살이야

니네 할머니보다 훨씬 많아

우리 아빤 또

얼마나 크다구

하도 커서

집에 제대로 들어오지도 못한다니까

내가 잘 때

코 고는 소리만 겨우

들어왔다 나갈 정도야

우리 할머니는 또

얼마나 대단하지 알아?

너한테만 특별히 말해 주는데

우리 할머닌

이빨을 뺐다 꼈다 할 수도 있어

그리고 내 동생

걘 순식간에 염소로 둔갑해서

책을 걸레로 만들어

그러니까 너,

나한테 까부는 거

오늘부터 금지야

-김개미 시집 <커다란 빵 생각>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