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4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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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 나호진
  • 학생수 : 남 33명 / 여 0명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세계 #1. <별의 목소리>

이름 이명원 등록일 19.05.06 조회수 128
* 신카이 마코토의 <별의 목소리>와 <너의 이름은.> 등의 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읽을 때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



 2017년 1월 대한민국의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영화가 있었다. 바로 신카이 마코토의 <너의 이름은.>이다. 화려한 작화와 '미츠하'와 같은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타키'와 '미츠하'의 사랑을 암시하는 마지막 재회의 해피엔딩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마지막의 해피엔딩은 수많은 관객들에게 훈훈함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러한 희망찬 '엔딩'은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세계에서 생소한 경험이었다. 그의 로맨스를 다룬 이전작품들에서(필자가 봤던 그의 작품들 중에서)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엔딩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너의 이름은.>은 엔딩에 대한 신카이 마코토의 '변환점'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7월 19일 일본에서 개봉할 <날씨의 아이>에 대한 기대가 한국에서 자라나고 있다. '엔딩'에 대한 신카이 마코토의 변환점이 <너의 이름은.>이후로 지속될지, 아니면 이전의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세계의 모습이 유지될지는 <날씨의 아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신작, <날씨의 아이>를 보기 전, 그의 이전 작품들을 여러가지 살펴보며 상기시켜 보도록 하자.

<별의 목소리>, Through the Years and Far Away
별의 목소리
<별의 목소리> 영화의 포스터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어? 난 어디까지 가면 되는 거야? 나 외로워.' 영화가 시작하고 처음에 여주인공이 하는 말이다. 작품에서 여주인공은 지구를 뒤로한 채 우주에 있다. 외계의 존재를 추적하기 위한 작전에 포함되어 자신이 익숙한 지구의 모든 것, 학교 생활, 친구 그리고 사랑하는 대상까지 뒤로한 채 우주에 있는 것이다. 지구의 풍경은 고독한 그녀에게 있어서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런 그녀에게 있어서 휴대전화는 지구로 연락을 보낼 수 있는 유일한 소통 수단이다. 그녀는 휴대전화로 자신이 지구에서 사랑했던 남주인공에게 문자를 남긴다. 그러나 지구와 그녀의 사이의 거리차 때문에 그녀의 문자는 남주인공에게 늦게서야 도착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학생(여주인공)과 같은 고등학교 진학을 꿈꾸던 남주인공은 그녀가 우주로 떠나고 나서 그리움에 잠긴다. 여주인공이 없는 남주인공의 삶은 고독 그 자체이다. 여주인공을 만나고 싶은 남주인공의 심경에서 그녀로부터 온 문자는 그리움의 해결책이자 기다림의 대상인 것이다. 남주인공은 여주인공으로부터 오는 문자를 날마다 기다린다. 그러나 어느날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보낸 문자는 남주인공을 절망하게 만든다. 그녀가 지구로부터 8.7광년 떨어진 곳으로 가게 되고 앞으로 보내게 될 문자를 그가 받으려면 8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주와 지상으로 헤어지게 된 연인같아.' 거의 여친의 사망소식과도 같은 그 문자는 앞으로 남주인공이 여주인공과의 만남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한편, 여주인공은 외계 생명체를 뒤쫒던 중 지구와 환경이 비슷한 행성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그녀는 내리는 비를 보며 남주인공과 함께했던 날들을 더듬으며 그에 대한 그리움에 젖는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난 아직도 너를 좋아하고 있다'는 말이 포함된 문자를 보낸다. 하지만, 결국 24살이 된 남주인공에게 도착한 그녀의 문자에는 그 말이 전달되지 않는다.
 마지막 여주인공의 지워진 문자를 받은 남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들리는 엔딩곡 'Through the Years and Far Away'. 마치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담은 심정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 이 엔딩곡은 영화에 대한 여운을 느끼게한다.

Through the years and far away 몇 년을 걸치고 저 멀리서
Far beyond the milky way 은하수 너머의 멀리서
See the shine that never blinks 깜빡이지 않는 저 빛을 보아요.
The shine that never fades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빛이에요.
(작품의 엔딩곡 'Through the Years and Far Away'중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처럼 보통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우주와 지구로 갈라진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처럼 말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사랑에 대한 가슴아픈 이별을 그려낸 서정시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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