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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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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사회(道德社會)
작성자 전주기전여자고 등록일 20.03.12 조회수 115

장인균 <전주기전여고 교장·호남기독학원 상무이사>

 

사람에게는 누구나 양심이 있다. 그래서 살아오면서 이런 경험 하나쯤 가지고 있다. 내 주장이 잘못인 줄 알면서도 어쩌다 보니 끝까지 우기게 되고, 그 후에 엄숙한 장소에서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때마다 혼자 쓴 미소를 지으며 넘어가긴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 씁쓸함은 계속 남은 경험 말이다.

 


 
요즘은 뜸해졌지만 일 년 넘게 계속되었던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뉴스에 우리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뉴스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SNS를 통하여 수많은 소식을 접하고 공유하며, 어떤 국민은 정말 대통령답지 못함에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느라 고통스러워했을 것이며, 어떤 국민은 전직 대통령을 음해하는 뉴스라 여기며 속상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과거에 무죄였던 사건이 다시 조사해보니 새로운 사실도 드러나고 죄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러다 보니 지금 뉴스가 사실이라고 믿는 쪽과 그렇지 못한 쪽이 존재하게 되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한 진상규명' 국민적 이슈가 되는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많이 들어본 구호다. 실제로 철저한 조사를 했는데 진상규명이 안 되다가 시간이 흐른 뒤에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고, 진상규명이 될 수도 있다. 혹은 그 사람의 삶에서 평생 쓴 미소를 지으며 계속되는 씁쓸함으로 기억되어야 하는 말일 수도 있다. 어떤 사건에 대하여 세상 사람이 알고 있는 내용과 관계없이 진실은 하나이고, 당사자만이 그 진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학창 시절에 선생님으로부터, 미국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학창시절 시험시간에 부정행위를 한 전력 때문에 낙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70년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으로 본다면, 지금 생각해도 대단히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이 일로 나는 미국이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일 뿐만 아니라, 매우 도덕적인 나라라고 확신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오래간다. 그 기억이 그 사람의 인격이 되고 품성이 된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69.7%로 많은 국민들은 대학까지 16년 교육을 받는다. 우리 국민들은 16년의 교육을 통하여 무엇을 배웠는지 스스로 묻고 답해보면 좋겠다. 진정한 교육은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인격체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같은 기준의 양심이 존재하는 도덕 사회에 필요한 인격을 만드는 과정 말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교육된 인격체로,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가 평화롭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같은 높이의 도덕적 가치 기준이 필요하다. 물론 이 기준은 자로 재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격이 형성되어가는 학창시절에 기억되는 도덕적 기준은 매우 중요하다. 기초질서를 지키게 하고, 거짓말하지 않은 인격을 갖추도록 교육하는 것이야말로 미래 사회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다.
 

 


 
몇 년 전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시작된 도덕사회로의 변화요구가 이제 ‘ME TOO 운동’을 거치면서 우리사회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가진 자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관행처럼 여기며 무심코 행하던 일들이 이제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 사회는 모든 사람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집단의 규모가 크든지 작든지 그 집단의 지도자가 도덕적으로 모범이 되고, 또 높은 기준의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 집단은 신뢰 집단이 될 것이다. 지도자들의 높은 도덕성은 우리 사회가 이제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같은 수준의 도덕적 가치기준이 있다면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평화로운 우리사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http://www.jeonbuktimes.co.kr/news/view.asp?idx=37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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