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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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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편지4(20240314)
작성자 송창우 등록일 24.03.14 조회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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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온 네 번째 편지, 2024314, 목요일에

 

똑똑해진다는 것 / 셸 실버스타인

 

 

아빠가 1달러짜리 지폐를 주셨어.

왜냐면 난 아주 똑똑한 아들이거든.

그래서 그걸 반짝반짝 빛나는 23센트짜리 동전 둘과 바꿨지.

둘은 하나보다 많잖아!

 

그리고 25센트짜리 동전 둘을 갖고 루에게 가서

10센트 동전 셋과 바꿨어.

루는 모르는 게 분명해.

셋이 둘보다 많다는 것을!

 

바로 그때, 앞을 못 보는 베이트 할아버지가 오셨어.

할아버지는 10센트짜리 동전 셋을 갖고

5센트짜리 동전 넷을 주셨어.

넷은 셋보다 많은데!

 

그 다음엔 하이람 쿰즈 사료 가게로

5센트짜리 동전 넷을 갖고 갔어.

그랬더니 그 바보가 1센트짜리 동전 다섯을 주지 뭐야.

다섯은 넷보다 많잖아!

 

그리고 집에 돌아와 아빠에게 보여 드렸어.

아빠는 얼굴이 빨개지시더니

눈을 감고 절레절레 흔드시는 거야.

말문이 막힐 정도로 내가 자랑스러우셨던 거지!

 

 

옛날 한 농부가 세몬, 타라스, 이반이라는 아들을 두고 살았어요. 세 형제가 너무 사이가 좋아 악마는 이들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방해를 했죠. 군인 세몬에게는 자꾸 전쟁을 일으키라 꼬득여 권력을 손에 쥐게 하고, 장사꾼 타라스에게는 욕심을 부추겨서 돈을 많이 벌도록 했어요. 그러나 이반은 바보라서 집에 남아 늙은 말 한 마리로 농사를 지으면서 부모를 모셨지요. 형들은 마귀의 꼬임에 빠져 다들 망하고 말았지만 바보 이반은 부지런하고 착한 마음으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심은 대로 거둔다는 정직한 마음으로 한눈팔지 않고 농사일만 하다 보니 마귀의 꾐에 넘어가지 않았어요. 이반은 임금이 되어서도 백성들을 위해 농사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마귀는 이반의 백성에게 머리를 써서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지만 아무도 따르지 않아 골머리를 앓다가 죽었다는 톨스토이 우화소설 바보 이반이야기, 다들 아시죠? 머리를 써서 공부도 하고, 머리를 써서 일도 하고, 머리를 써서 친구도 사귀고, 머리를 써서 농사일도 해야 조금이라도 편한데 머리를 쓰는 법을 따라서 하지 않는다니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는 30cm이지만 머리가 하는 일을 가슴이 이해하고 동조하는 데는 3달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30년이 걸릴지 모를 일입니다. 머리로 꾀를 내고, 계산을 하며 잔머리를 굴릴지라도 가슴이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이반과 같은 바보이겠죠. 잔머리를 굴려보니 엄청나게 손해 보는 일이라도 순수하고 진심어린 가슴에서 시키는 일이라며 주저하지 않고 덤비는 게 바로 바보 이반 아니겠어요? 다정하고, 친절하고, 배려하고, 양심대로 사는 일은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사는, 바보 같은 삶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이 멋있어지고, 높아지고, 잘나 보이는 아름다운 삶입니다. 바보 이반이 임금이 된 까닭 아니겠어요? 한눈팔지 않고 애오라지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다 보니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랐고, 높은 자리 올라서도 한눈팔지 않았다는 거! 반대의 삶을 살면 도처에 숨어 있는 악마의 꾐에 넘어가 순식간에 이번 생은 망했다이생망을 한탄하며 자책하는 일이 삶의 마디마디에서 반복될지 모를 일입니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은 혹여 바보라는 말을 듣더라도 차가운 행동은 멈춥니다. 얼굴이 빨개지는 일이 있어도, 남들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일이 있어도 머리보다 가슴으로 친구를 껴안고, 세상을 껴안는 사람입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가장 부드럽고 따뜻하게 껴안아주는 사람 아닐까요? 

오늘 화이트데이! 사탕을 주지 못하고, 사탕을 받지도 못하는 바보(!)들을 위해 사탕대신 젤리를 드립니다. 오늘 하루 생활안전부와 상담실을 방문하시면 가슴이 뜨거워서 마음이 부드러워진 제나온 친구들에게 말랑말랑한 젤리를 하나씩 쏘겠습니다. 생활안전부는 제일관과 본관 중간의 2층 계단에 있고, 상담실은 익송관 3층에 있습니다. 달짝지근하고 말랑한 젤리가 다 떨어질 때까지 선착순입니다! 사탕대신 사랑을 간절히 원하는 바보들의 행진을 기대해 볼까요?^^

 

 

마음 치유 도우미(상담실) :

전북제일고 심리 전문상담교사 곽소라 063-840-9769(익송관3층 상담실 상주)

 

학교생활 도우미 :

전북제일고 위클래스 담당교사 송창우 010-7163-7249(본관 3층 생활안전부)

 

학교에서, 일상에서, 궁금한 일 · 함께 하고 싶은 일 · 도움 받을 일이 있거들랑 언제든 문자나 전화해 주시면 즉시 응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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