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깨비 나라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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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태윤 | 등록일 | 21.04.19 | 조회수 | 136 |
? 잠도깨비 나라의 밤
"재승아, 이제 저녁 다 먹었으니까 양치하고 자야지?" 오늘도 엄마는 저녁을 먹자마자 잠 얘기만 하고 있어. 아직도 가지고 놀 장난감이 이렇게나 많이 남아 있는데 말이야. 엄마는 내 침대에 이불을 펴고 내가 좋아하는 꼬마 도깨비 인형을 들고는 날 쳐다봤어. 이제 곧 엄마가 날 부르겠지? "재승아, 어서 와. 엄마랑 코 자자." 할 수 없이 나는 엄마랑 같이 누웠어. 엄마가 자장가도 불러 주고, 동화책도 읽어 주었지. 그래도 난 두고 온 장난감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어. 게다가 냉장고에는 내가 좋아하는 우유랑 초콜릿도 있는 걸. 새근새근, 쿨쿨. 앗! 엄마가 잠이 들었나 봐. 이제 조금 더 놀 수 있겠어. 나는 엄마가 깨지 않게 이불을 살짝 들어 올려 조심조심, 살금살금 침대를 빠져나갔어. 살며시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려는데 문 앞을 보니 세상에! "재승아, 안녕? 어딜 가려고?" 꼬마 도깨비가 키득키득 웃고 있는 거야. "쉿! 넌 누구야? 왜 여기 있는 거야?" "난 잠도깨비 깨몽이야. 난 잠도깨비 나라에 살고 있고, 너희 가족들을 재우는 게 내 일이지." "그런데 왜 난 잠이 들지 않은 거야?" "코옹 가루를 뿌리면 누구든 잠이 들어. 그런데 오늘은 내가 코옹 가루를 조금밖에 가져오지 못했거든. 그래서 널 재우지 못한 거야." 난 난생처음 듣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어. "그럼 난 이제 잠을 못 자는 거야?" "잠도깨비 나라에 가서 코옹 가루를 가져오면 돼. 나랑 같이 갈래?" "좋아!" "그럼 내 손을 잡아. 코옹코롱코로롱!" 난 깨몽이의 주문과 함께 잠도깨비 나라에 도착했어. "이 마법 지팡이로 다른 잠도깨비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깨몽이의 설명에 따라 벽에 걸린 마법 지팡이 하나를 휘둘렀지. 뿡뿡뿡 뽕뽕뽕 뿌뿌뽕뽕. 한 잠도깨비가 배가 아파 방귀를 끼면서도 코옹 가루를 뿌리는 모습이 어쩌나 우스운지 난 그만 배꼽을 잡고 웃고 말았어. "그런데 깨몽아, 코옹 가루는 어디에 있어?" "저기가 코옹 가루가 만들어지는 곳이야." 깨몽이가 데려간 곳에는 여러 개의 통이 있었어. 뭉게뭉게 피어오른 아이들의 꿈을 재료로 코옹 가루를 만들고 있었지. "요즘은 아이들이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해서 코옹 가루가 부족해." 깨몽이가 울상을 짓자 난 괜히 미안해졌어. "나 코옹 가루 한번 만져 봐도 돼?" "물론이지. 하지만 조심해서 살살 만져야 해." 난 코옹 가루가 들어 있는 병을 조심스레 만졌어. 엄마 냄새가 나고 솜사탕처럼 보들보들해 보였지. 그런데 그만 콛옹 가루가 담긴 병을 놓치고 만 거야. 그 바람에 깨몽이는 코옹 가루를 전부 뒤집어 쓰고 잠이 들어 버렸어. 어찌할 줄을 몰라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할아버지 대장 도깨비가 헐레벌떡 뛰어와 발을 동동 굴렀어. "아이고, 이를 어쩐다. 깨몽이가 또 코옹 가루를 뿌리러 가야 하는데, 잠이 들어 버렸으니........ 다른 잠도깨비들도 모두 나가고 없는데........" "할아버지, 제가 깨몽이 대신 일일 잠도깨비가 될게요!" 그렇게 일일 잠도깨비가 되어 코옹 가루를 받아들고 향한 곳은 소희네였어. 소희는 우리 옆집에 사는 아기야. 소희가 밤새 우는 통에 아주머니, 아저씨가 잠을 설치기 일쑤였지. "소희야, 잘자. 아주머니, 아저씨, 안녕히 주무세요." 코옹 가루를 소로록 뿌리자 모두 스르륵 잠이 들었어. 모두 행복하게 자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정말 좋았지. 잠도깨비 나라로 돌아가 보니 깨몽이가 깨어 있었어. "깨몽아, 잠들게 해서 미안해." "괜찮아. 이건 대장 할아버지께서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깨몽이는 코옹 가루가 든 병을 나에게 줬어. "코옹 가루를 뿌리면 꿈나라에서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잘 가, 재승아." 오늘은 엄마보다 먼저 잠자리에 들었어. 어제 깨몽이에게 받은 코옹 가루를 뿌리고 말이야. "우리 재승이가 웬일이야?" 엄마는 기특하다는 듯 날 보았지.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눈을 감았어. 오늘 밤에도 잠도깨비 나라에서 깨몽이를 만날 수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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