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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이 제5의에너지다│④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내년 전면시행
내일신문 2011-12-14
버린 만큼만 수수료 납부 … 시행 중인 전주시, 전년동기 대비 배출량 12% 줄어
'버린 만큼만 똑똑하게' 비용을 납부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는 배출량에 따라 처리 비용을 납부하는 방식이다.
푸짐하게 한상을 차려먹는 음식 문화로 인해 지난 2009년 기준, 하루 1만4118톤이나 발생하고 있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범 사업하고 있는 제주시의 한 주민이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후 카드를 통해 배출자 확인을 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제공
◆음식물쓰레기 적은 가정엔 이익
= 정부는 2012년까지 인구의 95%가 살고 있는 전국 144개 시·구에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기준으로 현재 53개 지자체에서 이미 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정확한 시행 시기는 지방자치단체의 여건에 따라 다르다.
종량제를 도입하면 음식물쓰레기를 많이 배출하는 가구는 비용을 많이, 적게 배출하는 가구는 비용을 적게 납부하게 된다. 전주시에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운영한 사례를 보면 가정과 소형음식점이 각각 13%, 40%씩 경제적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부에선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도입되면 지금까지 무상으로 버리던 음식물쓰레기를 유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현재 아파트의 경우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평균 800원~2000원이 매달 관리비에 포함돼 있다. 일부 아파트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의 항목이 나눠져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파트가 더 많다.
또 지자체에 따라 납부액이 다르긴 하나 비용은 정액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전주시는 1kg당 37.4원으로 책정한 바 있다.
◆2009년 음식물쓰레기 1만4118톤
=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시행하는 이유는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음식물쓰레기는 지난 2009년 기준, 1만4118톤이나 발생하고 있다. 2005년 1만2977톤, 2006년 1만3372톤, 2007년 1만4452톤, 2008년 1만5142톤 등 갈수록 늘고 있다.
이로 인한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은 연간 8000억원, 버리는 식량 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20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음식물쓰레기를 20% 줄이면 매년 1600억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환경부가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국민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음식물쓰레기 비용을 1톤당 평균 1만원~2만원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비용은 1톤당 15만원 이상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면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4인 가족 한끼 밥상이 차려지기까지 4.8kg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이는 승용차 한 대가 25km를 운행할 때 배출하는 양과 동일하다. 소나무 1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이기도 하다.
4인 가족이 1년 동안 버리는 음식물쓰레기는 724kg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셈이 된다. 이는 승용차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4.8회 왕복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과 같다. 소나무 148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양이기도 하다.
또 에너지는 718kwh가 소모된다. 이는 연간 가정 소비 전력량의 20%에 해당한다.
◆시행 중인 지자체, 효과 높아
= 종량제를 시행 중이거나 시범 사업을 벌인 지자체의 경우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시의 경우 2007년 대비 2009년 발생량이 20.2% 줄었다. 2007년에는 하루 72.1톤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한 반면 2009년에는 하루 57.5톤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했다.
인천시 부평구의 경우 2006년 대비 2009년 발생량이 23% 줄었다. 2006년에는 하루 4만2881톤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했는데 2009년에는 하루 3만2924톤이 발생했다.
춘천시의 경우 2007년 대비 2009년 발생량이 26.1% 줄었다. 2007년 1만7887톤이 발생한 데 비해 2009년에는 1만2216톤이 발생했다.
특히 음식물쓰레기를 전국 평균보다 20% 이상 과다 배출하는 전주시의 경우 종량제를 시행한 이후 해마다 증가하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성과를 나타냈다. 전주시는 2007년 아파트 등 공동주택부터 종량제를 추진해 2009년 4월 전지역에 도입했다. 전면시행 이후인 2009년 4월부터 12월까지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전년동기 대비 12% 줄었다. 전주시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2005년에는 217톤, 2006년에는 231톤, 2007년에는 253톤, 2008년에는 263톤 등 연간 7%씩 증가한 바 있다.
◆RFID 방식 도입
= 정부는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에 따라 비용을 차등부과하기 위해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방식을 도입했다.
RFID 방식은 지정된 곳에 쓰레기를 버리면 전자카드나 전자태그를 통해 쓰레기를 배출한 가정을 확인하고 무게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시스템 도입 초기 비용이 든다는 부담이 있으나 가장 정확하게 수수료를 차등부과할 수 있다.
이외에도 납부칩·스티커제, 전용봉투제 등의 방식이 활용될 예정이다. 납부칩·스티커제는 미리 구입한 납부칩이나 스티커를 수거용기에 부착해 배출하고 칩이 부착된 용기에 한해 수거하는 방식이다. 납부칩이나 스티커를 구입하는 것을, 수수료를 냈다고 보는 것이다.
전용봉투제는 용량마다 가격이 다른 봉투를 구입해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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