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귀공주를 하면서 유무념 대조를 비교적 잘 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올 10월은 더욱 보람차게 지냈던 것 같다. 유무념 대조를 기록할 때, 원래 있던 항목들 보다는 그 달의 목표를 잘 세워서 실천하는 편을 선호한다. 그렇게 하면 요 한 달 동안 나의 생활습관에 영향을 줘, 어쩌면 한 달이 아닌 내 평생  습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달의 내 목표는 나의 생활습관에 관한 것이었는데, 나는 평일은 하루에 1시간 정도씩 꼬박꼬박 영상을 보고 주말은 밥 먹는 시간만 뺴놓고 정말로 거의 하루종일 노트북 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학년이 끝나가는 마당에 이런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이번 달 개인 유무념은 영상을(드라마 등등) 시청 시간 줄이기였다. 그런데 하루 이틀 잘 억제하던 감정이 애초에 내가 '줄이기'라는 두루뭉실한 목표를 내걸었기에 약은 마음이 들면서 하루에 30분 정도씩 하기도 했다. 결국 나는 강경책을 두어 평일은 아예 하지 않고 주말은 2시간 이하로 지정했는데 사실 평일은 바쁜 시간에 그럭저럭 버텨나가지만 주말은 자꾸 생각이 나는 금단현상을 경험했다.

하지만 결국 말 일에 와서 저번 주 동안은 단 한 번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쾌거를 이루었다. 앞으로 이 습관이 적어도 고등학교 생활이 끝날 동안 만이라도 지속되기를 기원하며, 나에게 이러한 습관조차 개선할 수 있게 계기를 마련해 준 귀공주 유무념 대조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