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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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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십니까?
     원광중학교를 방문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혜의 집으로 가꾸겠습니다.

학교법인 원창학원의 재학생과 동문, 교직원과 학부모 그리고 오늘의 ‘원광’이 있기까지 혈심혈성을 다해 오신 모든 분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원창학원을 ‘원광’으로 열어주신 정산종사께서는 “교육은 세계를 진화시키는 근원이요 인류를 문명케 하는 기초이니, 개인 가정 사회 국가의 성쇠와 흥망을 좌우하는 것이 교육을 잘하고 잘못함에 있다 할 것이다. 과학교육은 물질문명의 근본으로서 세상의 외부 발전을 맡았고 도학교육은 정신문명의 근원으로서 세상의 내부 발전을 맡았으니, 이 두 교육을 아울러 나아가되 도학으로써 바탕 되는 교육을 삼고 과학으로써 사용하는 교육을 삼아야 안과 밖의 문명이 겸전하고 인류의 행복이 원만하리라.”하시며 일생을 통하여 학술교육, 정신교육, 예의교육, 근로교육을 하도록 부촉해주셨습니다. 원창의 건학정신과 다르지 않습니다.

원창학원의 이사장직을 수락하면서 오래 전 신영복 교수의 글을 떠올렸습니다.
집을 그리는 순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신영복 교수와 같이 징역살이하는 노인 목수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 노인이 무엇인가를 설명하면서 땅바닥에 집을 그렸습니다. 그 그림에서 신영복 교수는 크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노인의 집을 그리는 순서가 너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지붕부터 그리는 우리들의 순서와는 거꾸로였습니다. 먼저 주춧돌을 그린 다음, 기둥, 도리, 들보, 서까래, 지붕의 순서로 그렸던 것입니다. 그 노인이 집을 그리는 순서는 바로 집을 짓는 순서였던 것입니다. 세상에 지붕부터 지을 수 있는 집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붕부터 그려온 자신의 무심함이 부끄러웠다고 신영복 교수는 한탄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뒤바뀌어 있는 우리의 사고를 다시 한 번 반성케 하는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집을 지어보지 않으면 주춧돌부터 그리는 방식이 익숙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성장하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결과만 생각하는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땅을 파고 주춧돌을 놓은 후, 기둥을 세우는 절차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아야 합니다. 실제 건축현장에는 기초공사 없이 기둥을 세우는 일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삶의 지혜를 찾아가는 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길을 서슴없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목수가 주춧돌을 놓을 때 이미 그의 마음속에는 지붕의 높이와 집의 크기가 있습니다. 지붕만 잘 올리면 된다는 식으로 성과주의에 빠지면 안 되겠다는 각오를 다집니다.

내가 삶을 유지하는 데는 수많은 도움들이 있었던 사실을 조금씩 알게 된다면, 그 고마움에 보답해야 한다는 것도 차차 생각하게 됩니다. 없으면 살 수 없는 은혜로운 존재들이 우리의 주변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 하나하나를 알아가는 것이 기둥을 세우는 일입니다. 기둥을 세운 뒤, 하나하나 벽을 만들고 지붕을 올리는 것이 따뜻하고 안전한 은혜의 집을 만들어 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원창학원의 모든 가족이 법과 원칙에 따라 함께 지어간다면 은혜의 집은 우리를 보호하는 평화 안락한 쉼터가 되어줄 것입니다.

원창학원을 설립한 원불교는 고통의 바다에서 헤매는 일체생령을 광대 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이제 10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종단입니다. 과학의 발전에 상응하는 정신의 힘을 길러 새로운 문명사회를 이끌어 갈, 과학을 선용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오늘 날 원창학원에 주어진 사명입니다. ‘얻으려고만 하지 말고 얻게 해 주고, 되려고만 하지 말고 되게 해 주고, 가려고만 하지 말고 가게 해 주고, 이루려고만 하지 말고 이루게 해 주라. 그리하면 모든 일이 자연히 이루어진다.’고 대산종사님은 법문하셨습니다.

이제 그동안 원창학원을 지키고 키워 오신 모든 분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더욱 챙기고 다듬어 가는 일에 힘을 싣겠습니다.
2018.8.27.
학교법인 원창학원 제13대 이사장 송산 황의태(인철)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