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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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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우면 지는 거야~!
작성자 정영수 등록일 23.10.31 조회수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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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27일(금)에 본교에서 함라중학교, 성당중학교 3개 학교가 연합하여 체육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연합체육대회를 가져왔는데 코로나로 모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3개 학교 의기투합하여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전교생이 12명이 학교에 50명의 학생들이 모인 행사를 개최하니 학생들의 목소리가 강당 벽과 학교 담장을 넘어 왁자지껄하였습니다. 이를 본 선생님들께선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연신 들뜬 표정들이셨습니다. 개최 학교 학교장이란 이유로 제가 인삿말을 하게 되었는데 장자(莊子)의 추수 편에 나오는 풍연심(風憐心-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하다)이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중국의 전설상의 동물인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는 발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발이 많은 지네를 부러워했습니다. 그 지네에게도 부러워하는 동물이 있었는데 발이 없는 뱀이었습니다. 뱀은 거추장스러운 발이 없어도 앞으로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뱀은 자신이 움직이지도 않고도 멀리까지 갈 수 있는 바람이 부러웠고, 바람은 가만히 있어도 어디든 갈 수 있는 눈을 부러워했습니다. 눈은 보지 않아도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을 부러워했는데 그 마음에게 물었더니 자신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전설상의 동물인 기(夔)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을 부러워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것이 남들이 그토록 부러워하는 것이란 것을 모른 채 말입니다.  세상의 불행은 이렇듯 내가 가진 것의 가치를 깨닫지 못한 채 상대방의 것을 부러워하기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이 가진 지위와 부, 권력을 부러워하며 자신을 자책하기 때문에 불행이 시작되는 것 아닐런지요? 가난한 사람은 부자를 부러워하고, 부자는 권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며, 권력자는 화목한 가정을 가진 건강한 평범한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이 이야기를 전하며 결국 자신 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주지시키며 '부러우면 지는 거야~!"라는 말로 인삿말을 맺었습니다. 

 

  행사를 마무리하는 폐회식 때 학생들에게 즐거웠는지와 내년에도 연합체육대회를 개최하기를 희망하는지를 묻자 강당이 떠나갈 듯 '예~~!"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내년에는 코로나 이전까지 참여해왔던 용안중학교까지를 포함하여 4개 학교 연합체육대회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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