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중에 부임하여 선생님들과 함께 독서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함께 토론한 내용은 EBS교육대기획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정리한 '시험'이란 책을 가지고 진행하였습니다. 이 책은 총 5 Par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1에서는 '시험은 어떻게 우리를 지배하는가', Part2에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Part3에서는 '정답의 역설, 서울대 A+의 비밀', Part4에서는 '시험의, 시험에 의한, 시험을 위한', Part5에서는 '어떻게 생각의 힘을 키울 것인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험은 우리네의 삶을 평가하여 차별대우를 하는 정당한 근거로 작동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선 그런 역할을 하는 시험이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의 하나로 대만대학교 창춘옌 교수가 연구를 통해 밝혀낸 시험을 잘 보는 사람과 망치는 사람은 유전적인 요인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창 교수는 그 유전자를 세 가지 유형(전사형, 걱정쟁이형, 중간형)으로 분류하였는데 시험을 잘 보는 사람은 전사형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걱정쟁이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 때문에 분출되는 도파민을 4배나 빠르게 분해하여 뇌의 부하를 줄여주기 때문에 시험을 잘 볼 수 있다는 연구의 결과를 제시하였습니다. 그 두번째 근거로 시험의 고수들과의 대담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험의 고수들은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기술이란 시험의 유형을 파악하고, 암기하며, 시험의 수준에 맞춰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험은 그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은 그 동안 기출문제를 통해 분석이 가능하며 패턴에 대한 분석이 끝나면 암기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런 이해없이 무조건 암기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적인 이해가 끝났다면 심화된 이해를 시도하지 말고 암기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시험을 위해서는 굳이 심화학습을 할 필요가 없고 시험이 요구하는 기준을 더 명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렇게 나온 시험 성적이 과연 당사자들의 실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정답 찾기 교육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정답을 찾는 교육은 하나의 정답이 정해지면 더 이상 생각을 확장하는 것이 어렵다며 교육이 인간에게 가르쳐야 할 본질적인 내용은 '의심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위대한 발견과 발명은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다 탄생했으며 진정한 배움과 성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서 몰입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선 결론적으로 시험은 사람의 능력을 계발시켜주고 장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며, 평가가 우선인 시험이 아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아서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시험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에겐 '얼마나 많이 아는가'가 아니라 '아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며, 기성세대들은 아이들이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강점을 계발해주고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인간에게 승리하는 세상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것은 협력하고 생각하는 힘입니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에게 선생된 우리들이 길러줘야 할 영역입니다. OECD에서 개발한 미래의 핵심역량인 도구 활용 능력, 상호작용 능력, 자율적 활동 능력은 목표가 뚜렷하고 공부 이외의 다양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에게 돋보이게 나타났음을 볼 때 제도권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결과가 아닌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불어 아이들이 배움에 흠뻑 빠져들어 즐거움을 느끼는 호모아카데미쿠스로 자라갈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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